2018년 하반기에 수원시 고색중학교 학생들과 10회차로 진행한 자유학년제 프로그램

'노동의맛_제작의맛'을 소개합니다.

 

본 프로그램은 경기상상캠퍼스 생활문화센터가 주관하고 비기자가 강사로 참여한 프로그램입니다.

 

경기상상캠퍼스 야외 공간에서 주워온 물건으로 간단한 제작 실험을 해보고

비기자가 제작한 표현도구를 이용해 자유로운 만들기를 해보았습니다.

 

 

*표현도구 제작 협력 : 띠리리제작소

 

 

 

 

 

 

 

 

 

 

 

 

 

 

 

 

 

 

 

 

 

 

 

 

 

 

 

 

 

 

 

 

 

 

 

 

 

 

 

 

 

 

 

 

 

 

 

 

 

 

 

 

2018년 상반기에 수원시 서호중학교에서 14회차로 진행한 자유학년제 프로그램

'노동의맛_그림의맛' 결과물을 소개합니다.

 

본 프로그램은 경기상상캠퍼스가 주관하고 비기자가 강사로 참여한 활동으로

중학교 실내 공간에 학생들과의 공동작업으로 벽화를 제작한 프로그램입니다.

 

원래는 실외 공간 벽에 벽화를 그릴 예정이었으나

학교의 상황 변화로,

레이저컷팅한 나무판에 칼라링을 한 후 실내 벽에 부착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마무리하였습니다.

그림의 주제나 디자인은 학생들이 직접 하였고

참여학생들의 이름도 작품의 일부로 벽에 설치하였습니다.

 

 

 

 

 

 

 

 

 

 

 

 

 

 

 

 

 

 

 

 

 

 

 

 

 

 

 

 

 

중학교 자유학년제 프로그램으로 <놀이로 만나는 문화기획>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비기자가 입주해있는 경기상상캠퍼스에서 1회성으로 진행하거나

중학교를 방문하여 1-3차로 진행 가능합니다.

 

예술가들이 참여한 다양한 문화기획 사례를 살펴보고

표현도구를 이용해 기획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펼쳐봅니다.

 

비기자는 문화기획의 고정된 개념이나 방법론을 가르치기보다

놀이를 통해 다채로운 기획 방식을 함께 상상해보고자 합니다.

 

 

 

 

 

 

 

 

 

 

 

 

 

 

 

'경기아카이브_지금,' 전시 연계 프로그램

따로 노는 시선

 

 

 

따로 노는 시선은 나의 정체를 숨기고 전시장 공간을 탐색하는 놀이 프로그램입니다.

하나의 '공간'도 각기 다른 시선/ 입장으로 마주하면 서로 다른 '장소'가 됩니다. <경기 아카이브_지금,> 전시는 2003년 이후로 시간이 멈춰있던 ()임학임산학관 건물에서 진행되었습니다. 15년간 닫혀 있던 건물에서 비기자 멤버가 건네는 비밀스러운 역할 카드를 가지고 <경기 아카이브_지금,> 전시 공간을 다르게 상상하며 탐험합니다.

 

- 일시 : 2018.10.07./ 10.14. 14~16(2시간 소요)

- 참가비 : 무료

- 장소 : <경기아카이브_지금,> 전시장 전체

- 참여 인원 : 회차당 8(16)

- 대상 : 초등학교 고학년(4, 5, 6학년)

- 진행 : 창작그룹 비기자(김지영, 최선영), 경기도미술관 <경기 아카이브_지금,>

 

 

 

사진 촬영 / 권하형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문화예술교육 비평웹진
<지지봄봄> 25호가 발행되었습니다.

 

비기자는 이번호에 기획과 편집에 참여했습니다.
"문화예술교육과 연결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읽어보세요^^

 

http://ggarte.ggcf.kr/?p=23

 

 

 

 

 

 

25호 곁봄 
쉽게 달라지지 않는 것들 사이에서 해보고 있는 것들

 

 

“가위바위보에서 졌어요.”

얼마 전 진행한 한 중학교 문화예술교육 첫 시간, 학생들에게 어떻게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는지 물었더니 곳곳에서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자신의 관심사나 참여의지와는 상관없이 가위바위보에 져서 이 프로그램에 ‘배정’된 학생들. 언제부턴가 이런 학생들을 다른 수업에서도 종종 만나게 되어 수업 전 혹시나 하는 마음에 “혹시 가위바위보에서 졌나요?”라고 물어보면 학생들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그 순간, 교육 현장을 당장 이끌어가야 하는 사람은 학생들의 개별 의지가 교육 참여로 이루어지지 못하게 된 이유, 그 이유와 연관된 여러 문제들, 그것들 간의 복잡하고도 유기적인 연관성을 뻔히 알면서도 자신이 준비해온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애써 힘을 내야 한다. 


강사뿐만 아니라 문화예술교육에 관여하는 실무자, 기획자, 예술가, 자문위원 등 많은 사람들이 현장의 문제를 모르지 않는다. 큰 사업들은 교육 참여자의 욕구나 변화에 상관없이 상위 조직으로부터 기획되어 내려오고 단체나 강사는 개별 고민을 실험할 여유나 여력이 사라지고 교육 참여자는 자발적 관심보다는 다른 이유들로 문화예술교육에 참여하게 되곤 한다. 지원기관, 단체, 교육 참여자의 입장과 상황은 10년 사이 크게 변하지 않았다. 강사비도 제자리걸음이다. 어쩌면 큰 변화를 기대했던 것이 애초에 무리였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이야기는 지원사업 관련 간담회, 좌담회, 자문회의, 결과워크숍, 인터뷰 등에서 반복적으로 흘러나온다. 어쨌든 이제 무엇이 얼마나 문제인지 말하는 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지쳐가고 있다. 그리고 과연 그 내용을 총체적으로 듣고 현장을 위한 개선책을 마련할 누군가가 있는지, 바로 그 부분에서 다시 한 번 무기력해진다. 사업 담당자마저도 다음 해에 그 자리에 있을지 아무도 알 수 없다. 그 사람이 자의든 타의든 자리를 떠나게 되는 복잡하고 현실적인 원인들도 안다. 그렇게 쉽게 달라지지 않는 것들을 우리는 모르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사안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문제에 대한 진단이나 비판만큼, 각자의 교육 현장에서 해보고 있는 것들에 대한 관심도 필요해 보인다. 왜냐하면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겠으나) 제도나 시스템은 쉽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육 안에서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히 만나고 함께 경험을 만들어가려는 사람들에게는 그 거시적인 문제의 해결만큼이나, 개별적이고 일상적인 문제에 대한 ‘다른’ 접근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다른’ 접근, 혹은 시도는 주로 거시적인 문제보다 덜 중요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그렇다면 정말 덜 중요할까? 사실 무엇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이번 [지지봄봄]은 무엇의 중요도를 강조하기보다, 문화예술교육과 연결된 각자에게 덜 중요하게 ‘여겨졌던’ 질문을 던져보고자 한다. 


우리는 이렇게 쉽게 달라지지 않는 것들 사이에서 무엇을 해보고 있을까. 도저히 무엇도 할 수 없을까. 거시적인 문제가 달라지지 않는 상황에서 개별적인 접근이나 시도는 큰 의미가 없을까. 


다시 가위바위보에 져서 어쩔 수 없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과의 만남으로 돌아가 보자. 하고 싶었던 프로그램에서 탈락된 아쉬움 혹은 짜증 때문에 몇몇 학생들의 표정이 좋지 않다. 어서 이 시간이 끝나길 기다리는 것 같기도 하다. 그 학생들에게 강사는 며칠 동안 준비해 온 무언가를 어떻게 같이 해보자고 해야 할까. 첫 시간부터 너무 솔직한 학생들 덕분에 담당자 혹은 담임 선생님은 조금 난감하지만 프로그램 별로 정해진 인원은 맞춰야 하고, 이 프로그램도 몇 개월간의 활동을 바탕으로 ‘뭐라도’ 성과를 내야 한다.


그 순간 우린, 교육의 기획과정이 얼마나 섬세하지 못했는지 비판하는 것을 할 수 있으나 그것이 당장의 교육 현장을 해결해줄 수는 없다는 것을 안다. 그렇다고 적당히 각자의 시간을 때우다 헤어지는 것은 최선이 아니라는 것도 안다. 그때 강사나 기획자, 담당자가 해보게 ‘되는’ 것들이 매번 탁월한 선택이 되지 못하기도 한다. 미봉책과 임기응변이 지속되다가 교육 기간의 절반이 지나가기도 한다.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봤는데 역시나 잘 안 되는구나 느끼며 수업이 끝날 때마다 좌절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지지봄봄]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성공한 사례들의 소개로 채워지지 않기를 바란다. 그보다 [지지봄봄]이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는 어떤 순간들을 들여다볼 수 있기를 바란다. 묘하게도 교육에 참여했거나 관여했던 사람들이 시간이 지난 후에 오히려 성공적이었던 어떤 선택이나 해법보다 누군가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려 했던 의지를 기억할 때도 많기 때문이다. 잘 해보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던, 그러다 잘 되기도 했지만 참 어설프고도 힘들었던, 그래서 잘 된 결과보다 지난하고 미련했던 과정이 자꾸 생각나는, 바로 그것을 여러 현장에서 듣고 싶다. 이것은 교육 현장에서 오늘도 어김없이 이어질 고민들에 대한 기대이기도 하다. 문화예술교육과 관련한 제도나 시스템이 현장 중심으로 싹 다 개선되면 정말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 날이 결코 금방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많은 이들이 예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질문을 좀 달리하여, 문화예술교육 현장에서 각자 해보고 있는 여러 시도들이 힘을 잃지 않고 지속될 수 있다면 어떨까. 그 지속을 위해 역시나 제도나 시스템이 개선될 필요도 있겠지만, 오로지 그것만 필요한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렇게 많은 문제들이 쉽게 달라지지 않고 있음에도 무언가를 여전히 해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이쯤에서, 문화예술교육 강사이기도 하고 교육 관련 기획자이기도 하고 예술가이기도 하고 이따금 자문위원이기도 한 내가 ‘쉽게 달라지지 않는 것들 사이에서 해보고 있는 것들’을 풀어놓고자 한다. 


나는 일반적으로 문제라고 상정된 것들을, 내가 이끌어야 하는 상황/만남/교육/활동 안에서 문제가 아니라 상태(condition)로 두려고 노력한다. 가위바위보에 져서 내 수업에 온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다른 예를 들자면 참여 인원수에 비해 넓지 않은 교육 공간, 프로그램에는 관심 없는 담당자나 보조자, 자기표현을 하는 데에 다른 사람들보다 오랜 시간이 필요한 교육 참여자, 넉넉하지 않은 예산이나 시간 등. 그동안 마주했던 문제, 아니 ‘상태’는 참으로 다양하고도 복합적이었다. 하지만 사실 나도 매번 마음의 평정을 찾고 모든 상황을 ‘상태’로만 받아들이지는 못한다. 불과 두 달 전 자유학년제 수업에서도 단 두 시간 만나는 중학생들에게 버럭 소리를 지르며 이런 태도를 보이면 수업을 할 수 없다고 혼자 열을 올렸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나를 화나게 했던 것은 학생이 아니라, 교육 참여자의 관심사와 무관하게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그 안에 학생들을 배정해 넣은 어떤 운영구조 혹은 누군가의 욕심이었다. 사실 학생들의 낮은 참여 의지만을 문제로 두는 것은 나의 가장 편한 논리가 아니었을까. 요즘 학생들은 어떻더라, 그래서 문제더라 하는 일반적인 말들이 더욱 쉽게 내 머릿속을 채워 어떤 ‘상태’를 더 문제로 견고히 만들었을 것이다. 


다시 한 달이 지나, 비록 다른 중학생들이었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되었을 때, 나는 학생들이 얼마나 이 프로그램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기 힘든 ‘상태’인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였다. 그래서 활동의 내용과 방식을 완전히 바꿔보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위바위보에 져서 왔나요?”라고 묻는 여유도 부려보았는데 역시나 그렇다는 답변을 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아이고, 오늘 또!’이러고 화를 가라앉히느라 애를 먹었을 텐데, 마음을 달리 먹으니 학생들이 딱하게 보이기도 했다. ‘그래, 그럼 오늘 한 번 너희들의 예상을 뛰어넘게 재미있게 놀아보자’ 다짐하고 이런 저런 재료를 꺼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활동은 이렇게 저렇게 마무리되었고 나는 지난번과는 다른 힘을 얻었다. 프로그램 진행이 잘 되고 안 되고를 떠나, 나의 태도가 교육 현장과 앞으로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건 함께 그 시간을 보낸 사람들에게도 전해질 것이라 생각되었다.
 

   


그러나 나는 또 다른 ‘상태’를 계속 만나게 될 것이다. 어느 순간 또 이건 진짜 문제다! 하며 분노하고 있을지 모른다. 어찌할 수 없는 많은 문제들은 그렇게 쉽게 달라지지 않은 채로 우리에게 계속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지치지 않고 각자의 고민을 지켜내는 힘은 ‘그럼에도 해보고 있는 것들’로부터 시작되지 않을까. 


이것은, 교육 현장의 어려움을 강사나 기획자, 담당자의 개별적 시도로만 풀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이들이 각자의 경험과 태도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기를 응원하고 싶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활동의 의미를 각자가 찾기에 어렵지 않을까. 더불어 교육 현장의 현실적 어려움, 구조적 문제에 대해서 거시적인 관점에서 발언해야 하는 것이 사업적, 공식적 역할인 사람들이 보다 좀 더 적극성을 띄기를 기대한다. 변화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 속에서 누군가는 오늘도 교육이라는 것을 이렇게 저렇게 해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라도 해야만 하는 여러 사람들의 입장, 그와 관련된 상황들도 그 안에 포함되어 있다. 


누군가는 지치지 않고 교육 현장에서 무언가를 해보고 있어야 하고, 누군가는 그러한 시도들이 담아내는 의미와 어려움을 읽어내야 하는 것이다. 이번 [지지봄봄]은 이중 전자의 이야기가 주를 이루지만 사실은 후자의 누군가가 이러한 내용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무언가를 해보려는 사람, 그것을 보고 들으려는 사람들의 시도는 당장 어떤 결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그것과 연관된 사람들에게 여러 방식으로든 기억될 것이다. 이건 쉽게 달라지지 않는 것들 사이에서 버텨보자는 것과 다르다. 스스로에게도 기억될 만한 시도를 이어가보자는 것이다. 우수하거나 우수하지 않은 시도는 없다. 가치를 판단할 수 없다는 그 가능성을 안고, 각자의 자리에서 가능한 것을 해보자. 날선 눈으로 여기저기의 사례나 사업구조를 평가하고 비판하는 시간만큼. 

 

 

 

 

최선영

예술가이자 창작그룹 ‘비기자’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비기자’는 무한경쟁시대에, 각기 다른 생각들이 꾸준하게 비길 수 있는 현장을 인문학적 문화예술 활동으로 만드는 창작그룹이다.

 

 

 

 

 

 

 

비기자X러플 협업 프로젝트 <숨은기억찾기>

놀이소프트웨어 개발팀 <러플>이 개발한 핸드폰 어플을 이용해

<비기자>의 활동 포스터를 모니터상으로나 인쇄물로 스캔해서 보면

증강현실 이미지가 나타납니다.


*러플 : http://www.playlink.or.kr

 

 

 

  

 

 

 

집에서도 이 작업을 관람할 수 있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지금,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에 <숨은기억찾기> 어플을 설치합니다. ('Play 스토어'에서 '비기자' 또는 '숨은기억찾기'로 검색)

2. 어플을 켜고 '관람' 버튼을 누릅니다.

3. 어플 화면을 통해 아래 31장의 포스터들을 컴퓨터 모니터상으로 하나씩 스캔해서 보세요.

4. 띠용! 뭔가 나타납니다.

 

*아이폰은 현재 이 어플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 작품 설명

이건 재밌자고 하는 겁니다. 사는 것도 작업하는 것도 사업하는 것도 좀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성과나 존재 증명을 위해서만 하는 일도 재미가 조금이라도 있으면 우리에게 다르게 인식되니까요. 그런데 그 재미는 그 일을 할 때 당장 느껴지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문득 떠오르는 기억 속에서 혼자 키득키득 웃게 만드는 것도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일을 대표했던 공식적 이미지들 속에 쌩뚱맞은 기억의 재미들을 숨겨두었습니다. 여러분 모두 재미있으시길 바랍니다. 이걸 만든 사람들도 좀 재미있었습니다.

 

 

 

 

자, 그럼 어플을 켜고 아래 포스터를 스캔해보세요!

 

 

 

 

 

 

 

 

 

 

 

 

 

 

 

 

 

 

 

 

 

 

 

 

 

 

 

 

 

 

 

 

 

 

 

 

 

 

 

 

 

 

 

 

 

 

 

 

 

 

 

 

 

 

 

 

 

 

 

 

 

 

 

 

 

 

 

 

 

 

 

 

 

 

 

 

 

 

 

 

 

 

 

 

 

 

 

 

 

 

 

 

 

 

 

 

 

 

 

 

 

 

 

 

 

 

 

 

 

 

 

 

 

 

 

 

 

 

 

 

 

 

 

 

 

 

 

 

 

 

 

 

 

 

 

 

 

 

 

 

 

 

 

 

 

 

 

 

 

 

 

 

 

 

 

 

 

 

 

 

 

 

 

 

 

 

 

 

 

 

 

 

 

 

 

*이 작업은 9월29일까지 열리는 '다다다방' 전시에서도 즐길 수 있으니,

전시장에 오실 분께서는 미리 어플을 설치하고 오시면 원활한 관람이 가능합니다.

 

 

 

전시 안내

 

 

 

 

2018. 9. 14() ~ 9. 29() 10:00 ~18:00

, 17() 및 점심시간(11:30 ~ 13:00) 휴관

문화비축기지 T1 (서울시 마포구 증산로 87)

 

 

전시 자세히 보기 : http://bigija.tistory.com/69

 

 

 

 

 

 

 

놀다보면 탱크에 다다르는

 

다다다방

DADA D'AVANT

 

 

 

2018. 9. 14() ~ 9. 29() 10:00 ~18:00

, 17() 및 점심시간(11:30 ~ 13:00) 휴관

 

문화비축기지 T1 (서울시 마포구 증산로 87)

 

 

 

 

전시 선언문

 

 

만약 비기자<다다다방>에 대해 다방인 척 하는 것이다.”라고 소개한다면 어떨까. 혹은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

예술인 척 하는 것이다.”

문화인 척 하는 것이다.”

놀이인 척 하는 것이다.”

교육인 척 하는 것이다.”

라고 한다면.

개천가 다리 밑에서 할아버지들과 장기를 두던, 버려진 물건들로 주크박스를 만들던, 재래시장에서 아이들과 12일 캠프를 하던, 폐교 운동장에 돌과 나무로 보드게임을 만들던, 구슬을 굴리며 미술관을 탐험하던, 화장실에서 녹음한 음악으로 음반을 발표하던, 근로기준법 내용으로 카드게임을 만들던, 우주에서 날아온 질문들로 공연을 준비하던, 우유박스로 공기청정기를 만들던, 숲속에서 오락실을 열던, 헛짓거리의 가치와 의미를 연구하던 비기자다다다방을 연다면, 그들이 진짜 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나마 예술가라고 불리지만 미학이나 비평의 시선으로부터는 저만치 튕겨져 나가있는 비기자가 그동안 만든 온갖 것들을 다다다다 모아두고 질문을 던진다.

많은 것이 담겨있어 보이는 방 안에 만약 의미가 없다면? 혹은 어떤 의미가 생기기 전이라면?”

제목에는 다방이라고 해놓고 다방인 척 하는 것이라 하고, 심지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고 하면서, ‘비기자는 관객에게 작품과 관련된 구체적인 행위들을 제안한다. 하지만 이것은 친절한 은유이자 자세한 함정이다. 결국 참여의 범위와 방식은 개별 우주 같은 관객들로부터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 다 있을 것 같은 방 안에서 있을지 없을지 모를 의미를 찾아보는 건 그래서 각자의 몫이다.

그 순간 비기자가 마지막으로 덧붙이는 힌트는 다음 세 가지이다.

 

1. 필요한 건 동전보다 용기

2. 보이지 않는 것을 따라가다 보면 의미보다 재미를 발견하는 쪽으로도 조금씩 나아갈 수 있다.

3. 헛짓거리 만만세





 ※놀다보면 탱크에 다다르는 "다다다방"


“다다다방”은 "DADA D’avant"를 그대로 음독한 것이다. "DADA"는 서양미술사에서 1, 2차 세계대전 사이, 스위스에서 일어난 미술운동으로 난장과 선언 등 퍼포먼스와 같은 요소들을 미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개념 미술의 창시가 되는 운동이다. 

"DADA"란 본래 프랑스어로 어린이들이 타고 노는 목마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이것은 "dadaism(다다이즘)"의 본질에 뿌리를 둔 ‘무의미함의 의미’를 암시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D’avant는" 불어로 "전(前)의, 먼저의=précédent”라는 뜻이다. 이에 따라 본 전시는 '무의미함의 의미, 그보다 앞의' 무엇들을 담아냈다. 또한 놀이, 장난을 추구했던 다다이즘의 정신을 따르며, 누구나 친숙한 장소로 인식하는 '다방'을 공간 콘셉트로 활용했다. 이에 따라 "다다다방(DADA D’avant)"이라는 용어는 중의적이고 유희적으로 사용되었다. 


 

 

 

주최 / 서울시, 문화비축기지

주관 / 비기자

 

 

 

기획 / 최선영

디렉터 / 이재환

컴퓨터 프로그래밍 / 러플

기획보조 / 김예원

진행 / 조동광

협력 / 손한샘

그래픽 디자인 및 일러스트 / wishgraphy

 

 

사진 제공 / 문화비축기지

 

 

 

 

 

 

 

 

 

 

 

 

 

 

 

 

 

 

 

 

 

 

 

 

 

 

 

 

 

 

 

 

 

 

 

 

 

 

 

 

 

 

 

 

 

 

 

 

 

 

 

 

 

 

 

 

 

 

 

 

 

 

 

 

 

 

 

 

 

 

 

 

 

 

 

 

 

 

 

 

 

 

 

 

 

 

 

슈퍼마리오를 좋아하는 사람을 위한 테이블을 만들었습니다.

 

 

 

 

 

 

 

비기자가 입주해있는 경기상상캠퍼스의 보안실 간판을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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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으로 중고가구와 자동차에어컨 필터를 이용해 공기청정기를 만들었습니다.

 

 

 

 

 

그 위에 오렌지껍질와 피톤치드를 올려넣거나

주변에 공기정화 식물을 두어 추가적인 효과를 실험해보았습니다.

 

 

 

 

 

 

 

 

 

 

 

이후 더 가볍고 일상적인 소재를 생각하다가

우유박스를 이용한 공기청정기를 <숨정화기>라는 이름으로 제작하였고

공식 프로젝트로 활동을 확장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시민워크숍을 열고 많은 사람들과 함께 <숨정화기>를 제작하였습니다.

 

*공기청정기 만들기 워크숍 참여안내 : http://bigija.tistory.com/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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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상상캠퍼스, 뜻뜻네트워크와 공동기획하여 경기상상캠퍼스 야외 및 실내 공간에서 대규모 지역문화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4-10월 총 7회 61,736명의 일반인이 참여했습니다.

파이프 미로를 체험하는 포레놀이터, 청년창업가들의 작품을 전시 및 판매하는 포레아트샵, 경기상상캠퍼스 입주팀들의 활동을 체험프로그램으로 소개하는 뚝딱동산, 비기자 제작 오락기를 일반인과 함께 하는 숲속오락실 등을 전담 기획 및 진행하였습니다.

 

- 주최 : 경기도, 경기문화재단

- 주관 : 경기상상캠퍼스, 뜻뜻네트워크, 비기자

 

*숲속장터, 포레사운드 운영, 포레놀이터 미로 제작 : 뜻뜻네트워크

*포레바운드, 포레수영장 운영, 포레놀이터 운영 협력 : 비엔아이스포에듀

 

 

 

6월 행사 포스터

 

 

 

*사진 촬영 : 양승욱

 

 

 

 

 

 

 

 

 

 

 

 

 

 

 

 

 

 

 

 

 

 

 

 

 

 

 

 

 

 

 

 

 

 

 

 

 

 

 

 

 

 

 

 

 

 

 

 

 

 

 

 

 

 

 

 

 

 

 

 

 

 

 

 

 

 

 

 

 

 

 

 

 

 

수원시평생학습관 오픈데이 축제 활짝에서 열린 <모두의 놀이터> 축제에서 지역주민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놀이터 프로그램을 기획 진행하였습니다. 학습관 내 거북이공방에서 기획, 제작한 놀이터 구조물을 기반으로 지역주민이 다양한 놀이를 시도할 수 있는 연결점을 마련하였습니다.

 

 

 

 

 

23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였습니다.

 

1. 어른들을 위한 놀이 관찰 워크숍 <보이지 않던 시간>

-참여자들과 놀이 관찰의 경험여부와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본다.

-놀이를 관찰하는 것과 사람을 관찰하는 것의 차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본다.

-놀이/사람을 관찰할 때 감각, 행위, 관계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나눠본다.

-놀이터에서 노는 사람들을 관찰해본다.

-‘모조리 관찰하기의 방식으로 관찰한 것을 모두 기록해본다.

-기록한 것들을 공유하며 관찰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관찰을 통해 발견한 특징들을 바탕으로 새로운 놀이터 디자인에 필요한 요소를 도출해본다.

 

 

 

 

 

 

 

 

 

 

 

 

 

 

 

 

 

 

2. 모두를 위한 놀이 연결 프로그램 <나의 놀이를 초대합니다>

 

-놀이터에 각자의 놀잇감을 가지고 오도록 홍보를 하여 지역주민들이 익숙한 물건이나 장난감 등을 가지고 놀이터에 올 수 있도록 유도한다.

-비기자 멤버들은 전문적인 예술가보다, 동네에서 혼자 잘 노는 아이 같은 역할로 참여한다.

-참여자가 오면 놀이를 함께 해본다.

-결과물을 남기기보다 놀이 자체를 즐기도록 한다.

-현장은 일러스트로 기록한다.

 

 

 

 

 

 

 

 

 

 

 

 

 

 

 

 

 

 

 

 

 

3. 놀이를 통한 공간탐색 프로그램 <딴짓을 위한 공간찾기>

-참여자들과 모두의 연구소에 모인다.

-참여자들이 개별적으로 20분 동안 자유롭게 공간을 탐색한다. 각자의 딴짓공간을 찾는다.

-각자 찾은 공간에서 딴짓도구를 이용해 딴짓을 해보며 딴짓하기에 얼마나 좋은지 20분간 실험해본다.

-참여자들은 다시 모두의연구소에 모인다.

-참여자들은 각자의 딴짓공간에서 느꼈던 것들, 했던 것들에 대해 서로 이야기를 나눈다.

-"딴짓도구"를 이용해 자신의 "딴짓공간"에 비밀스런 안내판을 설치하고 활동을 마무리한다.

 

 

 

 

 

 

 

 

 

 

 

 

 

 

 

 

 

 

 

 

 

 

 

 

 

 

 

 

 

 

고양시 아람누리미술관에서 진행된 어린이체험전시에서 그림자놀이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제작, 발표하였습니다.

시각예술작가들의 그림을 바탕으로 만든 그림자 놀이키트와 축광페인트를 이용해 그림의 잔상이 남는 그림자놀이존을 구성하였습니다.

축광페인트가 칠해진 벽면에 관객이 조명을 비추어 그림자를 만들고 10초 후에 조명을 끄면 그 그림자의 잔상이 벽면에 남겨졌다가 서서히 사라지는 방식의 작품입니다.

18천명의 관객이  참여하였습니다.

 

*일러스트 및 그림자놀이도구 제작 협력 : 40000km

 

(작품사진 제공 : 고양문화재단)

 

 

 

 

 

 

 

 

 

 

 

 

 

 

 

 

 

 

 

 

 

 

 

 

 

 

 

 

 

 

 

 

 

 

 

 

 

 

 

 

 

 

 

*인스타그램에서 캡쳐한 관객들의 사진

 

 

 

 

 

 

 

 

 

 

 

 

 

 

 

 

 

오합지졸 헛짓거리 만만만세 레지던시 <짓거리 극장>

 

 

 

 

 

-기획 : 창작그룹 비기자

-후원 : 수원시, 수원문화재단

-레지던시 기간 : 2018.6.5.-6.9

-장소 : 경기상상캠퍼스 일대

-공연 일시 및 장소 : 2018.6.9. 오후6시 경기상상캠퍼스 공작1967 라이브홀

-참여예술가() : 구은정, 러플, 몽식, 비기자, 손한샘, 솜수프, 은가비, 조동광, 티들랜드

 

 

 

미술, 디자인, 공예, 퍼포먼스, 게임, 문화기획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 10명이 경기상상캠퍼스(이하 캠퍼스’)의 공간적, 감각적 특성을 바탕으로 각자의 창작을 실험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 짓거리극장에 참여했습니다. 5일간 진행된 이번 레지던시에서 기획팀 비기자는 참여예술가들과 두려움이라는 주제로 공동작업을 진행하며 창작적 영감을 함께 찾아갔습니다. , 공터, 빈 건물이 많은 캠퍼스는 예술가들이 새로운 주제와 스토리를 탐색하는 실험의 장소가 되었습니다. 레지던시는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 레지던시 과정

 

65

-오리엔테이션

-경기상상캠퍼스 공간 탐색

 

 

 

66

-예술워크숍 01 : 기존의 현상을 바라보는 다른 시선을 강제적으로 가져보기

-예술워크숍 02 : 개인의 두려움을 시각화한 영화 바바둑관람 후 의견 나누기

 

 

 

67

-예술워크숍 03 : 주변 물건들을 이용해 쌓기. 목적이나 목표 없이 무언가를 해보는 과정의 즐거움 찾기

-예술워크숍 04 : 자신의 운을 실험해보는 주사위 게임 참여하기

-예술워크숍 05 : 핸드폰 어플리케이션과 큐알코드를 이용한 게임 참여하기

 

 

 

 

 

 

 

 

 

68

-예술워크숍 06 : 기존 물건의 다른 용도를 상상해보기

-예술워크숍 07 : 예술가의 작업실에서 궁금한 물건 찾아보기

-예술워크숍 08 : 실을 이용해 관계를 시각화하는 설치작업 시도하기

 

 

 

 

 

 

이러한 과정을 거쳐 예술가들이 각자 시도했던 창작 실험들은 다원예술 형태의 공연으로 69일 경기상상캠퍼스 공작1967 라이브홀에서 관객들에게 소개되었다. 공연을 통해 관객들은 예술가들이 제안하는 짓거리에 참여하며 두려움에 대한 생각의 범위를 확장해보았다. 관객들은 종이컵을 쌓아서 각자의 두려움을 표현하기도 하고, 주사위 놀이를 통해 본인의 두려움을 게임의 요소로 이용하기도 했다. 또한 예술가와 이상한 카드를 펼치고 두려움에 대해서 1:1 대화를 하기도 하고 어떤 물건을 밟거나 때리며 두려움을 마주하는 과정을 행위적으로 풀기도 했다. 마지막에는 핸드폰 어플리케이션과 큐알코드를 이용한 게임에 참여하며 예술가가 해석한 두려움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기도 했다.

이번 레지던시를 통해 비기자는, 목적도 이유도 분명하지 않은 짓거리를 해보기까지, 사실 우리가 두려워했던 것은 무엇이었을지 참여예술가들 뿐만 아니라 관객들도 함께 생각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공연 사진 촬영 : 양승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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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의 문화예술교육 비평웹진
<지지봄봄> 24호가 발행되었습니다.

 

비기자는 이번호에 기획과 편집에 참여했습니다.
"쉽게 달라지지 않는 것들 사이에서 해보고 있는 것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읽어보세요^^

 

http://ggarte.ggcf.kr/?p=23

 

 

 

 

 

 

24호 곁봄 
문화예술교육과 연결된 사람들 



10년 전에 나와 함께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을 진행했던 사람들은 왜 몇 해를 넘기지 못하고 다른 일을 하러 떠났을까. 그런 생각을 오랜 시간 해왔었다. 그들이 떠날 수밖에 없었던 현실적이고 구조적인 요인들을 확인할수록 그 문제의 양상과 심각성을 파악하고 해석하는 데에 많은 에너지를 들이기도 했다. 그런데 만약 (정말이지 기적처럼) 그 문제들이 모두 사라지고 나면 그들이 문화예술교육 현장으로 다시 돌아와 지속적으로 활동을 이어갈까.

소설 같은 상상을 해보다가 문화예술교육의 현장이라는 곳이 누군가가 떠나고 돌아오는 고정된 범위로 전제된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만나거나 접했던 사람과 사건들 덕분에. 당장 돈이 필요해서 시작했던 방과후교실 미술수업에서, 5살 조카와의 1:1 방문미술에서, 동네 엄마들과의 놀이터 수다 모임에서, 대학 선배가 운영하는 미술학원에서, 비영리 예술단체에서 만난 장애인 창작자들과의 워크숍에서, 혹은 예술도 교육도 목표가 아닌 어떤 공공프로젝트에서, 그리고 혼자만의 표현 언어를 실험하고 있는 예술가의 미련한 시간 속에서. 조금 낯설거나 너무 익숙한 그 현장들이 반드시 문화예술교육이 될 필요는 없지만, 그렇게 해석되거나 참조될 만한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왜냐하면 사람과 사람이 만나려는 의지가 그 안에서 작동되고 있었고 그 과정에 예술적인 요소가 조금이라도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이렇게 넓은 의미의 문화예술교육을 마음껏 상상해 보았을까. 이번 [지지봄봄]을 기획하면서 그 상상의 범위와 방식을 더욱 산만하게 펼쳐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원사업만이 문화예술교육이라고 전제하지 않고 더 나아가, ‘에이, 그건 진짜 문화예술교육이 아니지. 그건 그냥 사는 거지.’ 혹은 ‘그건 예술이지’ 하는 범위까지 관심을 가져보려 한다. 그리고 그 관심이 돌아올 길을 미리 걱정하지 않고 멀리멀리 뻗어 나가 우리가 새로운 장소에서 문화예술교육을 만나기를 기대한다. 하지만 만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이 시점에서 독자들에게 한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기존의 사업 범위에서든 새로운 영역에서든 우리가 기대하는 문화예술교육을 만나지 못하더라도 불안해하지 말자.”

한국의 문화예술교육이 길을 잃었다는 많은 진단 속에 우리는 이미 있다. 하지만 그것은 기존의 틀 안에서 길을 잃은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는 충분히 길을 더 잃을 수 있는 ‘가능성’ 안에 있다. 그 가능성을 상상하지 못할 만큼 우리 스스로 불안해한다면 우리는 다시 위태롭다는 교육‘사업’의 구조 안에서만 답을 찾기 위해 애써야 할 것이다. 
여기 이렇게 문제가 많다는데 답은 저 멀리에도 ‘있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같이 더 멀리까지 가보자고 손을 내밀어본다. 스스로 문화예술교육을 잘 알고 있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 손을 잡아주길 기대한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24호 [지지봄봄]에서는, 복잡한 함수에서 변수인 x값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그것이 이번 호의 주제가 ‘문화예술교육과 연결된 사람들’인 이유이다. 정책과 제도와 프로그램을 함수에서의 ‘공식’으로 비유한다면, 그것의 기획이 덜 중요하다는 것이 아니라, 그런 논의들은 이미 많이 있었으니 그 공식의 변수로 작용하는 x값과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그리고 교육사업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사람들 외에 더 다양한 사람들의 입장과 고민을 바탕으로 문화예술교육을 상상하고자 한다. 그들의 활동범위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업 범위 안에 있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다. 중요한 것은 그들의 문제의식과 의지가 우리의 고민을 확장시키는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에 원고를 써주신 필자들은 다음과 같은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 

-개인 창작활동을 하면서 문화예술교육사업을 몇 차례 참여했었으나 다시 교육사업을 할지 고민하는 사람
-교육환경이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지만 교육의 지속 자체가 필요하다고 느끼는 사람
-문화예술교육사업을 몇 해 관찰하고 촬영했던 사람
-문화예술교육을 활성화하려는 초등학교에서 방과후강사를 하고 있는 사람
-문화예술교육에는 현재 전혀 참여하지 않으며 개인 창작을 하고 있는 사람
-개인 창작의 맥락을 가지고 작업을 하고 있으나 외부에서 그것을 교육활동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시람
-문화예술교육프로그램 관련 기관 실무자
-문화예술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모
-기업이 기획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강사
-현재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에 참여해보고 있는 단체 관계자
-문화예술교육 관련 제도나 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 
-가끔 문화예술교육 관련 활동에서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보조강사 역할을 하는 사람 
-기존의 방식과 다른 문화예술교육 관련 정책이나 지원체계를 상상하고 있는 사람 등

그리고 위의 필자들이 쓴 글 속에는 현장과 연관된 많은 사람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문화예술교육과 ‘연결된’ 사람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보통 문화예술교육을 언급할 때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을 떠올리기보다 다음 두 그룹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하곤 한다. 첫째, 교육대상이라고 일반적으로 불리는 ‘교육참여자’. 둘째, 교육참여자에게 잘 맞는 문화예술교육을 기획, 실현해야 할 강사/기획자. 그러나 교육현장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더 많은 입장과 사람들이 그 안에 얽혀있음을 알 수 있다. 부모의 요구나 가치관에 따라 교육참여자의 참여 동기가 결정되기도 하고, 교육실무자의 관심도나 교육철학에 따라 프로그램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기도 하고, 강사와 친한 예술가 동료들의 작업이 교육 활동에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교육보조자의 성향에 따라 활동의 범위나 가능성이 결정되기도 한다. 그래서 이 연결은 끝없이 이어질 수 있고 그것은 공식화된 개념의 예술이나 교육의 영역보다는 개별 주체들의 ‘삶’의 영역으로 이어진다. 강사의 생계 문제나 정서적인 부분이 교육의 질을 좌우하는 것처럼. 그러나 이것은 삶의 안정이나 시스템의 개선만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문화예술교육과 연결된 사람들의 고민을 토대로 ‘문화예술교육과 연결될 수 있는 삶’, 더 나아가 ‘삶을 담을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에 대한 모색을 기대한다. 교육사업과 같은 기존의 유형으로부터가 아니라, 삶의 일부로서 문화예술교육을 다양하게 상상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뻗어나가는 생각들을 따라 질문들을 품다보면 이런 생각이 문득 들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안에서는 삶과 연결된 교육을 하기 힘든 게 아닐까.’ 혹은 ‘완전히 다른 판이 필요한 게 아닐까.’ 
 그래서 우리는 슬금슬금 불안해질 수 있다. ‘그래도 교육사업은 해야지…’ 하는 생각과 함께. 무기력함과 허무함과 불안감과 회의감까지 교차할 바로 그때, 나는 ‘문화예술교육과 연결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난 후의 독자들에게 묻고 싶다. 우리의 궁금함이 펼쳐지고 있는 자리가 이전과 얼마만큼의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조금이라도 더 넓어진 영역, 장소, 범위, 규모, 방식, 시간 안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상상하고 있다면 우리가 지금 고민할 수 있는 것은 교육사업을 할지 말지, 프로그램을 몇 차시로 짤지, 어떤 장르를 할지 차원의 것이 아닐 것이다. 고민의 자리가 옮겨지면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걸 멈추고 싶거나 많은 걸 더 해보고 싶은 어떤 의지가 먼저 작동할 수도 있다.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에 지원했을 때 선정되지 않을 것 같은 어떤 활동을 해보고 싶을지도 모른다. 교육활동을 함께 하고 있는 동료에게 교육의 내용이 아니라 일상에 대해 묻게 될지도 모른다. 본인의 현재를 달래기 위해서 깊은 낮잠을 자거나 느린 산책을 할지도 모른다.

그랬던 순간이 있었을까? 충분히?

당연히 웹진의 글 몇 편이 그 충분한 기회를 제공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생각해보자는 것이다. 내가 염두에 두지 않았던 영역이나 고민이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의 자리를 확장해보자는 것이다. 이번에는 나의 교육주제나 철학으로부터가 아니라, 타인의 이야기로부터 그 질문이 시작되기를 바란다. 개개인의 고민이 타인의 입장이나 삶의 무게에 따라 조금씩 흔들릴 때, 그것과 연결된 사람들의 현재가 서로를 향해 움직일 수 있다. 각자의 고민이나 시도가 공식적이거나 일반적인 틀에서 너무 벗어난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겠지만. 

그러나 우리가 문화예술교육이라고 불리는 것을 해보고 있는 이유는, 그 틀을 더욱 잘 다듬고 공고히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틀이 담아내지 못하는 나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듣기 위함이 아닐까. 현재의 문제와 미래의 비전을 ‘말하는’ 시간을 잠시 접고 논의의 장에 포함되지 못했던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으로부터 다시 시작해보자.




최선영
예술가이자 창작그룹 ‘비기자’의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비기자’는 무한경쟁시대에, 각기 다른 생각들이 꾸준하게 비길 수 있는 현장을 인문학적 문화예술 활동으로 만드는 창작그룹이다.

 

현재와 미래의 친구들 모여라
연말 맞춤형 퍼포먼스 <모여서 비기자>

 

 

2017.12.20 저녁7시
인디아트홀 공 (서울 영등포구 선유서로30길 30)

 

 

 

 

 

 

 

어떤 주제를 다루는 예술가의 입장 말고, 오늘도 이 지경으로 살고 내일도 이 지경으로 살아보는 누군가의 입장이 되어 봤을 때, 우리는 각자 무엇과 무엇이 비기는 것에 관심이 있을까요. 혹은 전혀 관심이 없을까요.
비기는 게 대체 뭔데? 궁금하다면 한번 모여 봅시다. 그리고 과연 뭘 하려는 것인지 뚜렷하게 그려지지 않는 그 현장에 대해, 경계심 대신 궁금함을 가져볼 수 있다면, “모여서 비기자”.
비기자는 적당한 소리와 짓거리를 준비했습니다.

 

 

 

* ‘비기자’가 요즘 만들고 있는 음악을 들으며 음식을 나누어 먹고 서로 비길 듯 말 듯한 게임을 해보았습니다.

* 참여자 : 모여버린 ‘비기자’들

 

 

_이 작업은 ‘인디아트홀 공’에서 기획한 <Move Move Move Festival : 어쩌다 우리는 이 지경이 됐나>의 일부로 진행되었습니다.
_이 작업은 공연인 것 같기도 하고 전시 같기도 하고 둘 다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짓거리 연구 보고서

 

 

이 책은 2017년 9월부터 2018년 1월까지 경기상상캠퍼스에서 입주 청년들과 함께 진행한

<상상캠퍼스에 흥 오르니 짓거리가 절로 난다>프로젝트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각자의 사업과 생활을 챙기느라 바쁜 청년들의 현재 상황을 공감하며 시도했던 여러 짓거리들에 관한 활동입니다.

그 활동은 크게 짓거리를 실험하고 연구하는 과정으로 진행되었으며

짓거리는 1)문화복지랩과 2)사례품앗이로 기획되었습니다.

책에는 그 내용과 참여자 설문조사, 연구원의 기록 등이 담겨있습니다.

 

비기자는 청년문화, 청년정책, 입주공간 프로그램 등과 관련하여

이 책이 참고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개념

 

짓거리 실험

 

짓거리 연구

내용

사례품앗이 : 상상캠퍼스 그루버들의 문화예술 콘텐츠/작업을 함께 체험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무형의 나눔 및 사례생산 활동 (10회 진행)

사례품앗이실험을 통한 새로운 공동체의 연구

문화복지랩 : 상상캠퍼스 그루버들의 보이지 않는 정서와 고민들을 상시로 나누는 랩실 (상시 진행)

문화복지랩실험을 통한 생활 속 연대가능성 연구

결과물

-공개 스터디 1

-사례품앗이, 문화복지랩 운영 매뉴얼

-연구보고서

활용 계획

-청년 커뮤니티 공간이나 입주공간에서 참고 가능한 상호적 컨설팅 모델 개발

-경기상상캠퍼스만의 네트워크 구축 사례 연구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메일(voslss@hanmail.net)로 문의주세요.
무료배포이며 착불로 보내드립니다.

 

 

*책자 내용는 아래 링크를 통해 pdf파일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https://drive.google.com/file/d/1eFd-FxplMxDlk8PpUhC_kFb8NbQVE7Om/view?usp=sharing

 

 

*디자인 : 40000km

 

 

_62페이지

_칼라인쇄

_A5 사이즈

_2018월 1월 발간

 

 

 

 

 

 

 

 

 

 

 

 

 

 

 

 

 

미세먼지가 뭔지

 

 

이 책은 2017년 7월부터 11월까지 진행한

공기청정기 제작 프로젝트 <숨정화기 playing Zine & Kit 제작>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에서는,

미세먼지 문제와 관련하여 일상 속 재료로 공기청정기를 만드는 활동을 시도하였습니.

이를 통해 메이킹 활동 자체를 삶의 대안으로 강조하기보다 개개인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져볼 수 있을지를 메이킹 활동을 매개로 질문해 보았습니.

 

이 책에는,

우유박스를 이용해서 공기청정기를 만들었던 과정,

그 사이에서 만났던 질문들,

그리고 그 질문에 도움이 되거나 되지 않는 자료들이 담겨있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메일(voslss@hanmail.net)로 문의주세요.
무료배포이며 착불로 보내드립니다.

 

 

 

*책자 내용는 아래 링크를 통해 pdf파일로 다운받을 수 있습니다.

https://drive.google.com/file/d/1q6RmJsXqD8AoBwG58GstiA09bzeAfRWv/view?usp=sharing

 

 

 

 

*디자인 : 40000km

 

 

_62페이지

_흑백인쇄

_A5 사이즈

_2017월 11월 발간

 

 

 

 

 

 

 

 

 

 

 

 

 

 

창작그룹 <비기자>는 <숨정화기 playing Zine & Kit 제작>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숨정화기라는 이름의 공기청정기를 만들며 미세먼지와 우리 삶에 대한  고민의 기회를 가져보았습니다. 

프로젝트 과정과  연구내용을 담은 책자 "미세먼지가 뭔지"가 필요하신 분은 아래 메일로 문의주세요.

voslss@hanmail.net

 

 

 

 

 

 

◇ 프로젝트 목적 및 방향

 

미세먼지가 인간의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타인과 교류하고 소통함으로써 에너지를 쌓아가는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기자는 이러한 상황에서 본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 가능한 메이킹 활동을 시도하고자 했다. 그것은 해결책으로써의 오브제를 만들어내는 것을 넘어 그것과 관련한 스스로의 실천 가능성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그래서 공기청정기를 연구하고 제작함과 동시에 미세먼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책자를 발간하였다.

 

 

주요내용

일정

내용

730~ 820

미세먼지 관련 자료 수집 및 연구

숨정화기 제작원리 연구

730~ 915

거실용 숨정화기 연구/제작

탁상용 숨정화기 연구

책자 기획

918, 1118

시민참여형 워크숍 2회 진행

91~ 1130

탁상용 숨정화기 연구/제작

책자 컨텐츠 정리 및 디자인 

1120 ~ 1130

책자 제작 및 배포

 

 

*프로젝트 진행_구은정, 이재환, 장한나, 주준석, 최선영
*사진_양승욱

*워크숍 장소_인포숍카페 '별꼴', 세운상가 코워킹 스페이스 (561호)

 

 

 

(1차 시민워크숍 현장)

 

 

 

 

 

 

 

 

 

 

 

 

 

 

 

 

*아래는 본 워크숍 진행과 관련한 비기자의 짧은 글입니다.

 

 

 

 

 

1.

우리 스스로 미세먼지의 원인을 당장 제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기자는 현재 시도 가능한 것을 해보고자 올해 초 부터 중고가구와 자동차 에어컨 필터를 이용해 공기청정기를 제작하는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비기자는 어떤 부품을 이용해 어떤 방식으로 공기청정기를 만들지 우리만의 제작 기술을 개발하는 것을 넘어 이 작업을 매개로 여러 사람들과 우리의 고민을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습니다.

 

2.

이러한 메이킹을 하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일상 속 물건을 이용하고 메이킹에서 말하는 해킹이라는 것을 하며 공기청정기를 만들면 우리는 무언가 새로운 기술을 발견한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환경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들여다보기 전에 자신이 무언가를 했음에 스스로 위안을 받게 되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미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원인들을 우리가 끊임없이 만들어내고 있으면서도 말입니다.

 

3.

우리는 사회 안에서 생산되는 물건들이 많은 기능을 대처해줄 거라고 믿지만 사실 공기를 정화시키는 기능은 이미 자연 안에 있습니다. 식물을 키우는 것이 공기정화에 도움이 되듯이 말입니다. 또한 공기 중에 분무기를 뿌린 후 수분과 함께 내려앉은 먼지를 걸레로 닦아내는 것도 가능합니다. 우리는 그 과정이 귀찮아서 전기를 사용해 공기청정기를 돌리려는 것은 아닐까요.

 

4.

우리가 만드는 공기청정기는 공식적인 검증을 통과한 제품이 아닙니다. 환풍기에 필터를 씌워놨기 때문에 시제품에 비해 안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안전하게 쓰려면 누전차단 기능이 있는 멀티탭을 쓰고, 집에 사람이 있을 때에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럼에도 현재 사회적으로는 이러한 제작 활동을 장려합니다.

안전하지 않은 부분도 있고, 제작 과정에서 물품 소비와 이산화탄소 배출도 하게 되는데, 우리는 왜 제작 활동을 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5.

메이킹 활동은 친환경적인 물건/제품을 만드는 것일까요?

대표적인 친환경 제품 전기자동차의 경우도, 그 자체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는 않지만, 원료인 전기를 만드는 대부분의 과정에서 이산화탄소가 배출됩니다. 우리를 무기력하게 만드는 이러한 사실들을 하나씩 확인하면서도 비기자는 질문을 계속 던지고자 합니다.

 

6.

사물의 해킹을 통한 메이킹은 답일까요? 아니라면 이것은 대체 뭘까요? 우리는 왜 이거라도 해보려고 할까요? 우린 대체 어떻게 살아야할까요? 제자리를 돌기만 하는 것 같은 질문들이 이어집니다.

 

7.

사회는 여러 가지 시대적 담론과 국가적 비젼을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그 안에서 어떻게 자발적인 질문을 해볼 수 있을까요. 그 질문은 생활 속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당장 미세먼지를 없앨 수도 없고, 삶의 답도 될 수 없는 작은 공기청정기를, 심지어 함께 만들어보자고 하며, 비기자는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 던지기를 놓지 말자고 말하고 싶습니다.


 

 

 

 

*본 프로젝트는 서울문화재단 <2017 서울을 바꾸는 예술:청년편 Y>에 선정된 사업입니다.

 

 

 

2017 현대 생활문화 진단 시리즈

작지만 확실한 행복

 

2017129, 16, 23() 2-5

경기상상캠퍼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로166)

 

경기상상캠퍼스에서 생활문화에 대한 강연과 체험프로그램이 열립니다.

현대생활문화 진단시리즈는 생활문화에 대해 경기도민이 함께 이야기하고 느껴볼 수 있는 활동을 통해 생활문화를 알리는 캠페인입니다.

경기문화재단이 행하는 생활문화사업의 목적은 보다 더 행복해지는 나 그리고 우리를 궁극의 지향점으로 생각합니다. 나의 행복을 돌보고, 내가 속한 관계를 돌아보는 과정을 통해 사회와 공동체의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사고의 근육이 키워질 것입니다.

현대생활문화 진단시리즈 제4작지만 확실한 행복은 내가 원하고 상상하고 즐길 수 있는 생활문화활동의 힌트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떠올리고 즐겨보세요. 우리가 어떠한 결과를 의도하고 즐기는 생활문화 활동들이 아니더라도 결국 이러한 것들은 우리를 더 행복해지게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주 최 : 경기문화재단

주 관 : 경기문화재단, 창작그룹 비기자

후 원 : 경기도

 

주제

형태

시간

내용

장소

놀이를 통해 만나다 12/9()

강연

14:00

~15:20

놀이하는 인간을 발견하다

노명우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생활1980 3층 다사리 강의실

체험

15:30

~17:00

스마트폰을 활용한 보물찾기 증강현실게임

오락실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레트로 게임

남겨진 시간을 바라다 12/16()

강연

14:00

~15:20

나를 위한 홈뒹굴링의 시간

고영직 문학평론가

생활1980 2층 청소년 문화공간

체험

15:30

~17:00

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 ASMR 감상

경기상상캠퍼스의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고 기억하기

꽃차 소믈리에가 제조해 주는 당신만의 차 마시기

취향에 따라 배우다 12/23()

강연

14:00

~15:20

삶의 적정한 규모와 쓰임을 생각하는 생활놀이

임재춘 <생활적정랩 빼꼼>대표

청년1981 1층 팹카페

체험

15:30

~17:00

벌꿀 발효음료 은근술쩍

라면 끓이기보다 쉬운 수제맥주

 

 

*참여대상 : 15세 이상 놀고 싶은 누구나, 23일은 19세 이상 참여가능

*참여방법 사전 신청  https://goo.gl/forms/sR7SIZGVZFZDuj7Q2  (사전 신청자는 기념품 제공)

*문의 : 031-231-0815

 

 

 

 

첫째날  놀이를 통해 만나다 / 2017.12.9 () 2-5

 

강연

놀이하는 인간을 발견하다

인간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 많은 생명체 중에서 한 가지 종에 불과하지만, 인간만이 지니고 있는 고유한 특성으로 인해 지구에서 가장 돋보이는 종이 되었다. 먹고 사는 문제 해결을 위한 쓸모 있는 행동인 생산과 노동과 같은 경제적 행동은 인간을 생존시켜주는 최소조건이지만, 인간은 최소조건에 만족하지 않고 가장 쓸모없는 행동인 놀이를 통해 자신이 인간임을 증명한다.

 

노명우 / 아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아주대학교 사회학과에서 일하고 있다. 사회로부터 고립되어 가는 폐쇄적인 학문보다는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연구 동기를 찾는 사회학을 지향하는 사회학자이다. 저서로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을 꿈꾸다』 『세상물정의 사회학』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하여』 『텔레비전, 또 하나의 가족등이 있다. 옮긴 책으로는 사회학의 쓸모』 『발터 벤야민과 메트로폴리스』 『구경꾼의 탄생등이 있다.

 

_일시 : 12914:00-15:20

_장소 : 생활1980 3층 다사리 강의실

 

체험프로그램

 

증강현실 게임

 

 

_내용 : 스마트폰을 이용한 신개념 보물찾기

_진행 : 놀이 소프트웨어 개발팀 <러플>

 

 

레트로 게임

 

 

_내용 :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오락실 체험하기

_진행 : 창작그룹 <비기자>

 

 

둘째날  남겨진 시간을 바라다 / 2017.12.16 () 2-5

 

강연

나를 위한 홈뒹굴링의 시간

워크푸어, 하우스푸어, 헬스푸어, 타임푸어... 어느 시인은 푸어라는 어종이 인간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특히 시간 빈곤층을 의미하는 타임푸어(time poor)신세가 된 사람들은 나를 위한 시간을 좀처럼 허락하지 못하고, 온몸이 파김치가 되어 번아웃 증후군을 앓는다. 나를 위한 홈뒹굴링의 시간을 갖자. 그런 시간은 나를 바꾸는 라이프 스타일을 이루며 새로운 시간혁명이 될 것이다. ‘시간도둑들에 맞서 핸드폰을 끄고 마음의 불을 켜자.

 

고영직 / 문학평론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수다 떨며 거짓말하는 것이 좋아 문학평론가가 되었고 내일을여는작가편집위원, 경희대학교 실천교육센터 운영위원, 50플러스캠퍼스 인생학교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스무 살 무렵 좋은 문학은 누구에게도 함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으며, 철들지 않는 어른이 되겠다고 한 스스로의 다짐을 귀가 순해진다는 때에 이른 지금도 잊지 않고 살려고 노력한다.

등단 이후 천상병 평론』 『행복한 인문학』 『경성에서 서울까지』 『자치와 상상력등을 쓰고 엮었다.

 

_일시 : 121614:00-15:20

_장소 : 생활1980 2층 청소년문화공간

 

체험프로그램

 

안해본다

 

 

_내용 : 뇌를 자극해 심리적인 안정을 유도하는 영상 <ASMR> 감상하기

_진행 : <안해본다 프로젝트>

 

聰聰(총총)기억

 

 

_내용 : 경기상상캠퍼스 곳곳의 크고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기 그리고 기억하기

_진행 : <기억하는 용기>

 

 

꽃피움

 

 

_내용 : 꽃차 소믈리에가 제조해주는 당신만의 차 마시기

_진행 : <꽃피움>

 

 

 

셋째날  취향에 따라 배우다 / 2017.12.23 () 2-5

 

강연

삶의 적정한 규모와 쓰임을 생각하는 생활놀이

 

주방과 식탁, 음식, 먹는 것은 지나치게 일상적인 장소이자 행위이지만 밖으로 가져오게 되면 어떤 거리가 생겨 사유와 다른 관계를 만들어낸다. 삶에서 좋은 것, 가치 있는 것에 대한 지향은 저마다 다르다. <빼꼼>의 발효 작업물(음식)을 나누는 과정과 방식은 이에 대한 예술적 실천이다. , , 누룩, 원종, 장아찌와 같은 발효 제작을 통해 시간과 노동의 주체성을 회복하고자 했던 인문학적 사유와 활동들에 대하여 말한다.

 

임재춘 / <생활적정랩 빼꼼> 대표

여성의 결혼과 출산으로 급변한 삶의 양태는 결핍상실로 이해되곤 한다. 어느 날 그 무거운 현실을 내 삶의 것으로 받아들이기로 결정했고 좀 더 깊게,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현재 수원 서둔동에 위치한 <생활적정랩 빼꼼>에서 보편적인 삶의 모습 중 하나인 살림의 양식들을 가지고 개인의 삶과 사회의 어떤 면들을 건드려 보는 활동을 하고 있다.

 

_일시 : 122314:00-15:20

_장소 : 청년1981 1층 팹카페

 

체험프로그램

_일시 : 122315:30-17:00

_장소 : 청년1981 1층 팹카페

 

라면보다 쉬운 맥주

 

 

_내용 : 나만의 맥주 레시피를 갖기 위한 홈 브루잉의 첫번째 단계! 키트를 활용해 수제 맥주 만들기

_진행 : 상상비어 아카데미

 

 

발효음료 은근술쩍

 

 

_내용 : 집이나 사무실에서 가볍게 만들 수 있고 익숙하면서도 낯선 맛에 놀라게 되는 벌꿀 술을 맛보고 직접 만들기

_진행 : 생활적정랩 <빼꼼>

 

 

1인 칵테일 BAR

 

 

_내용 : 간단한 칵테일 제조방법을 코앞에서 보며 함께 만들어 보기

_진행 : 미지의 알언니

 

올해 진행된 '우주보따리' 공연에서는 매회 현장을 함께 하며 기록 및 평가 원고를 남겨주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평가단 배인숙, 유심 님의 글을 소개합니다.

 

 

공연 현장 설치물_김지영 작가의 작품

 

 

 

 

 

 평가단 배인숙 님의 글 (기획팀의 질문에 답변을 달아주셨습니다) 

 

1. 평가단님은 어디 출신 위원님이셨나요? (공연 안에서 관객은 임의로 어떤 집단을 대표하는 '우주언어연구회위원'이 됩니다)

저는 태어난 날과 장소가 기억나지 않는 곳에서부터 나왔습니다. 그 뒤로 서울에 계속 살고 있습니다. 가끔씩 상상합니다. 내가 서울이 아니라 시골이나 섬같은데서 태어났다면, 혹은 우리나라가 아니라 좀 더 구경거리가 많은 나라에서 태어났다면 좋았을까 나빴을까 어쨌든 확실한 것은 계속 보았던 환경이 다닥다닥 주택, 좁은 도로, 여러갈래의 골목길이라서 짧게 다른 곳에(예를 들면 판교같은 새롭게 조성된 도시) 다녀와서 집근처에 도달할 때면 비로소 안정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제가 태어난 날과 장소에 대한 정확한 정보는 부모님께 구두로 전달받았습니다. 그날은 일요일 밤이였습니다. 제가 태어날 징조를 갑자기 보이게 되어 인근 병원으로 황급히 들어가자마자 정확히 5분만에 세상에 나왔다고 합니다. 순조로운 탄생처럼 비교적 별일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2. 공연장에 찾아온 위원님들의 형태나 기운은 어떠했나요?

저는 관객이 들어오는 모습을 관찰하기 쉬운 곳에 앉아있었습니다. 수요일 저녁이라서 그랬을까요 막 일터에서 마치고 급하게 오신 느낌이 들었습니다. 관객과 출연자가 섞여 있었지만 의상과 그 기운의 다름이 느껴지기 때문에 빨리 알아차릴수 있었습니다. 저녁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봅니다. 어쩌면 빨리 집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을텐테 그러면서도 표정은 매우 상기되어 있었습니다. 관객들이 들어서면 보게 되는 극장이라는 특별한 공간이 주는 영향때문이 아니였을까 싶습니다. 그러한 퇴근 기운을 몰고 온 관객의 모습은 어느덧 자신들도 참여하게 되는, 만드는 공연안에서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거의 의식을 하지 않고 몰입하는 모습은 매우 인상적이였습니다. 아 관객들, 이런 시간이 부족하셨나봅니다.

 

3,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나요? 당신이 발견한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셔요.

공연중간에 관객이 나와서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 가장 인상적이였습니다. 질문은 말로 하고 그것에 대한 답도 말로 하지만 그 공간에 있는 우리들의 머리속에는 무언가 이미지를 찾아내고자 하는 과정을 되풀이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또한 기억났던 시간은 그날 처음만난 13살 청소년 A와의 심도있는 대화입니다. 처음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준비된 인터뷰이와 인터뷰어와의 대담처럼 느껴질 정도로 진지한 질문과 답이 오갔습니다. 특히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질문은 미국청소년과 한국청소년과의 다른 점에 관한 것이였습니다. A는 의외의 말을 했었는데, 한국의 청소년들이 더 자유로운 거 같다고 했습니다. 의아했지만 이내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되었습니다. A가 말했던 것은 이동의 자유를 의미하였고 우리나라가 아무래도 땅이 좁다보니 대중교통의 비교적 수월하다는 것이죠. 아 이동의 자유, 정말 중요한 요소이죠. 저는 A에게 이동의 자유말고 생각의 자유에 대해서 질문을 했습니다. A는 미국청소년들이 휠씬 자유롭다는 생각이 들지만 깊숙히 들어가보면 마찬가지다라는 알쏭달송한 답을 주었습니다.  

 

4. 우주보따리를 통해, 답이 더 요원해진 질문이 있다면 간단히 공유해주셔요.

질문 1 :  질문과 답을 계속하다보면 소크라크테스처럼 내 자신을 알게 되는 걸까요?

질문 2 :  만약 그렇다면 내 자신을 알게 되서 이로운 점/ 안좋은 점은 무엇일까요?

질문 3:   다른 사람이 하는 것, 예를 들면 공연을 보는 이유는 정확히 무엇일까요?

질문 4:  우주는 도시의 모습일까요 섬이나 시골, 부락의 모습일까요?

 

5.오늘의 이벤트는 다른 행성에 어떤 식으로 번역되어 전달될 수 있을까요?

우리가 사는 곳에서 내가 처한 상황에서만 이해되는 답들이 생겨난것은 질문없이 습관적으로 행했던 단편적인 답들의 결과입니다. 그래서 글과 말로 하는 질문보다는 공연, 토크를 통한 우주보따리의 무대형 질문형태 그대로 전달하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 평가단 유심 님의 글 (4회의 공연을 모두 함께 하신 후에 쓴 글입니다)

<우주보따리> 공연에서 운석을 하나 받았습니다. 정교하게 다듬어진 다각형의 돌. 모서리와 면을 눈으로 살피다 통째로 집어 올려 무게를 어림잡아봅니다. 물 뜨듯이 손을 모아 그 위에서 이리저리 굴려도 보고. 그러다 한 손으로 노트 위에 가만히 내려놓습니다. 편안하게 착지한 돌의 모서리들이 저마다 어딘가를 가리킵니다. 어떤 면은 넓게 빛을 받아 환하고, 또 다른 면은 그늘져 숨어버렸습니다. 다시 데구르 돌려보니 운석은 가운데가 코처럼 솟아오른 가면 모양이 되었습니다. 문득 무대에서 오르골을 연주하던 악사가 떠오르고, 또 한구석에 놓인 채 조수가 튀어나왔던 커다란 상자가 떠올랐습니다. 악사의 가면도, 커다란 상자도 이 운석과 꼭 닮은 모양이었습니다.

 

<우주보따리>를 돌아보면 오색의 크고 작은 빛이 반짝이는 만화경이 떠오릅니다. 그건 오르골에서 쏘아올린 손톱만한 빛이 사방의 벽에 흩어져서이기도 하고, 소리 증폭 위원의 손에 들린 핸드폰이 허공에 네온사인처럼 불을 밝혀서이기도 합니다. 어둠 속에서 객석을 휘젓던 위원들의 흰 가운이, 침묵 속에서 수신호로 부지런히 무대를 전달하던 어느 위원의 손짓이, 눈 안에 잔상으로 남았기 때문입니다. 객석을 향해 외치고 노래하고 제안하던 위원들의 목소리가, 그들이 만든 가상의 상황에 저마다 화답하던 관객들의 수런거림이 모두 마술처럼 매혹적이고 아름다웠습니다.

 

어둠, , 레이저, 흰 가운... 그렇게 연쇄되어 떠오르는 사람은 바로 박사님입니다. 야윈 몸은 흰 가운으로, 눈빛은 선글라스로 가린 채 박사님은 왕왕 울리는 목소리로 열변을 토하셨죠. “우주는 영원히 이해할 수 없다.” “우주는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는 것이다.” “우주에 대한 질문 찾기가 우리 행보의 첫걸음이다”라고요. 처음에 저는 일방적으로 발신만 하는 박사님의 태도에 놀라 반감이 들었답니다. 계단 너머에서, 쓰레기통 안에서, 어두운 밤길에서 불쑥 튀어나와 자기 할 말만 하는 모습이 영 불편했거든요. 옆에서 가만히 고개만 끄덕이며 앵무새처럼 박사님의 말만 따라하는 조수도 답답했고요. 그러다 별안간 우주 총회가 시작되고 우주여권이 발급되더니 “아시잖아요.” “늘 그래왔듯이”라는 말을 들으며, 저는 랩을 하는 위원들을 따라 박수 치다가 얼렁뚱땅 무슨무슨 위원이 되고 말았죠. 좀전의 긴장과 움츠려들었던 마음은 어느새 가시고 그렇게 저는 저를 그냥 놓아버렸더랬습니다. 

 

오늘 본 <우주보따리>에서 저는 우주와 교신하는 몇 가지 팁을 얻었습니다. 먼저 제일 손쉬운 방법은 전자기기 활용하기였어요. 소리 증폭 위원이 알려준 핸드폰 조작법대로 URL을 잘 찾아가니 악기 화면이 떴고, 조금만 손을 휘저어도 소리와 빛이 발사되었어요. 그들은 춤과 소리와 빛을 연동시켜 여럿이 일정한 동작을 구사하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신호가 발신되고, 우주에서도 일정한 답이 돌아온다고 했습니다. 이 교신 방법은 언뜻 쉬워 보이지만, 오타를 조심해야 했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되돌아오는 답을 해독할 열린 감수성이 필요했습니다. 어떤 낯선 신호도 모두 받아 안을 자세로 귀를 활짝 열고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했지요. 자나 깨나 머리맡에, 손안에 있던 핸드폰이 더 이상 익숙한 도구가 아니게 되었고, 낯선 페이지, 낯선 소리, 낯선 존재와 연결되는 새로운 매개체가 될 수 있다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침묵 속 수화도 누군가와 소통하는 한 방법임을 배웠습니다. 수어 통역을 하는 위원의 몸짓 덕에 저는 음이 소거된 무대를, 소리 없는 세상을, 농인의 존재를 떠올렸어요. 내친 김에 시종 빛이 잠식된 무대도 상상해보았지요. 그렇게 내가 사는 세상에서 청각과 시각을 하나씩 제거하다보니... 이게 제대로 된 접근인지 회의가 들더군요. 그러한 세계에선 과연 눈과 귀가 적막하기만 할까요? 저는 오히려 일상 속에서 크고 작은 목소리와 신호음과 소음에 노출된 저를 반추할 수 있었어요. 밤낮으로 불 밝히며 쏟아지는 글자와 화면에 끊임없이 노출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었지요. 수어를 구사하는 세계의 풍부함이 더 잘 보였고, 청인으로 사는 제가 왜소하게까지 느껴졌어요. 그들 감각의 결핍보다는 내가 사는 세계의 결핍이 더 크게 느껴진 거죠. 이렇게 제가 놓치고 지나가는 세계가 얼마나 많을까요? 수어 통역 우주위원 덕분에 다양한 감각을 일깨우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저마다의 몸짓과 소리와 논리로 우주와 교신하고, 함께 자리 메운 이들과 교신하려는 위원들의 모습을 보며 저는 고대의 철학자들을 떠올렸습니다. 기원전 3세기,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아테네에서 옮겨온 고대 도시 알렉산드리아.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의 접점인 이 도시에서는 귀족과 시민과 노예가, 그리고 세계 방방곡곡의 상인들이 오늘날의 서울이나 뉴욕보다 더 어지러이 어울려 다녔다고 해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중심으로 천문학자, 철학자, 예술가, 의사가 저마다의 지식을 교류했고, 그렇게 소리와 빛과 별의 운행에 대한 원초적 관심에서 항해술과 의술과 예술이 꽃폈다고 하죠. 당시 완성된 달력이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양력이라 하니, 그리 멀거나 단절된 세계 같지는 않습니다.

 

제가 이렇게 설명을 늘어뜨린 것은 <우주보따리>에서 박사님이 외친 ‘유레카’ 때문입니다. 당시 알렉산드로스 도서관에서 교류한 철학자 아르키메데스가 바로 왕관에 담긴 금의 질량 측정법을 고심하다 헐벗은 몸으로 ‘유레카’를 외친 당사자이기 때문에. 그리고 이 아르키메데스가 젊은 시절 천체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그 숨은 비밀을 해독하려 별자리 투영기를 만들었기 때문에... 천장에 별빛을 쏘아 올리던 오르골 연주자가, ‘유레카’를 외치던 박사님이, 그리고 저마다의 방법으로 우주와 교신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제안하던 흰 가운의 우주위원 모두가, 시대와 장소를 뛰어넘어 고대 철학자와 같은 호기심의 지평 위에서 교감한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우주가 드러내 보여주고 들려주는 것들을 우리는 얼마나 건져 올리고 알아채며 살까요? 세상에 대한 순전한 호기심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생동하게 할까요? 기원전이나 지금이나 그러한 물음과 추동력은 공연 <우주보따리>가 보여주듯 퍽이나 일관되게 꺼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주뿐 아니라 인간이란 존재 자체도 참 알쏭달쏭하고도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 제가 옆에 둔 잿빛 돌이, 조개처럼 앙다문 입에서 사람이 튀어나오던 박스가, 악기를 연주하며 빈 벽에 빛을 쏘아 올리던 오르골 위원이, 우주를 품은 보따리였음을 뒤늦게야 깨닫습니다. ‘질문 행성’에서 왔다는 돌이, 거짓이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톨 먼지에도 사방세계가 들어 있다는 경전이 더 이상 고색창연하게만 들리지 않습니다. “항상 일어나는 사건 속에서 관심 갖겠다.” 객석에 모인 이들이 놀듯이 외친 노래가 머릿속을 맴돕니다. 낯선 장소, 처음 보는 이들, 알 수 없는 어울림 속에서 내 안에 이는 공감과 반감을 벗 삼아 무언가 간신히 교신하는 법을, 그리고 그것이 꽤나 재미있었던 경험을 <우주보따리>를 통해 얻어갑니다.

 

 

 

 


 

 

 

 

 

 

질문을 펼치면 우리가 보이는 공연 "우주보따리"

 

 

 

1025일 저녁 7: 수원시평생학습관 1층 담쟁이카페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월드컵로2 381번길 2)

 

*사전신청 : 010-8504-1077(비기자)로 성함과 인원을 알려주세요.
*사전신청 없이 현장참여도 가능합니다.
*공연 시작 후 30분 이후에 입장하시면 공연의 흐름을 파악하고 참여하는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입장료는 없습니다.

*수화통역이 이루어집니다.

*주차공간이 부족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해주세요.

 

 

 

문의 / 010.8504.1077 voslss@hanmail.net

 

 

 

당신의 보따리가 우주만큼 무한한 궁금함으로 가득 찰 때쯤엔

전 이미 당신 곁에 함께 있을지 모릅니다.

-우주에서 온 메시지 -

 

 

*작품소개 : 어느 날 우주에서 보따리가 날아왔다. 보따리 안에는 우주의 메시지와 도구들이 들어있다. 그것을 바탕으로 관객들은 다양한 놀이를 시작하고 스스로의 궁금함을 조금씩 확장한다.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들이 얼마나 우리의 인식 속에서 낯설게 설정되어 있는지, 한편으로는 얼마나 우리와 연결되어 있는지 발견해나간다. 이를 통해 본 공연은 삶의 가치에 대한 완성된 판단이 아닌, 관객 스스로의 질문 생성을 향해 조금씩 나아간다. 인간, 환경, 도시, 사회에 대한 문제는 ‘우주보따리’라는 설정된 이야기로 관객에게 날아오지만 놀이를 통해 결국 우리의 삶으로 재인식된다. 이 과정에서 예술가들이 만든 놀이도구는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만드는 자연스러운 소통장치가 된다.

 

 

 

 

 

 

 

 

 

 

 

 

 

 

 

 

 

 

 

 

 

 

 

 

 

 

 

 

 

 

 

 

 

 

 

 

 

 

 

 

 

 

 

 

 

 

 

 

 

 

 

 

 

 

 

 

 

 

 

 

*오시는 길

 

 

 

 

 

 

 

제작 / 비기자

기획 / 유선, 이유니, 최선영

구성·연출 / 이재환

무대 / 구은정, 김지영, 백수경, 장한나

소품 제작 / 다이애나밴드, 릴리쿰

출연 / 박장용, 우범진

사진 / 우에타 지로

영상 / 조세영

음악 / 이지선

애니메이션 / 이도경

그래픽 디자인 / 가까운디자인

수화통역 / 이수민

 

 

 

 

 

 

● 제작 / 비기자

무한경쟁시대에, 각기 다른 생각들이 꾸준하게 비길 수 있는 현장을 예술프로젝트, 교육, 전시, 영화 등의 방식으로 만드는 창작그룹

홈페이지  http://bigija.tistory.com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drawparty

 

라이브아트 퍼포먼스 <짓거리 투어>

 

 

일시 : 2017.9.23. (토) 12:00-18:00

장소 : 경기상상캠퍼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로 166)

 

 

◇ 기획 : 비기자

참여작가 : 구은정, 러플, BNI SPOEDU, 스튜디오 알, 이수민, 장한나, 조성현

 

 

 비기자는 그따위 짓거리 당장 그만 두고 일이나 해라라는 말이 지칭하는 바로 그 짓거리들을 부지런히 해보고 있다. 그리고 비기자의 주변에는 그 짓거리를 함께 해보고 있는 청년들이 종종 있다. 이들의 짓거리가 과연 당장 그만두어야 할 것들인지 퍼포먼스에서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해보며 되짚어보았다.

 관객들은 노는 것처럼 보이는 짓, 쓸모없어 보이는 짓, 의미나 목적을 발견하기 힘든 짓에 참여함으로써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의 가치를 경험하였다. 동시에 뚜렷한 목표를 달성하지 않아도 되는 여정이, 개인의 자발적인 힘을 조금씩 발생시키는 현장을 만났다.

 

 관객들짓거리 창고를 시작으로 7군데의 장소를 돌며 놀이에 참여하고 짓거리 조각을 받았다. 참여자들이 각자의 투어를 끝내고 다시 짓거리 창고로 오면 짓거리 도사는 참여자가 그동안 받은 짓거리 조각들을 보고 짓거리 선물을 전달하였다. 하지만 사실 짓거리 도사는 그 조각들의 조합이나 종류 등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참여자가 자신만의 속도와 방식으로 이 투어를 경험해보았다는 것 자체에 이미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도사는 투어를 마친 참여자와의 대화를 통해 그 조각들이 담아내지 못하는 현장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그리고 그 참여자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어떤 물건을 선물의 개념으로 전달하게 된다.

 

 

*본 작업은 2017년 9월 23일 경기상상캠퍼스에서 진행된 '청년문화축제 포레포레페스트(FFF)'에 청년축제 프로그램으로 선정되어 진행되었다.

*사진 : 양승욱

 

 

 

 

 

 

 

 

 

 

 

 

 

 

 

 

 

 

 

 

 

 

 

 

 

 

 

 

 

 

 

 

 

 

 

 

 

 

 

 

 

 

 

 

 

 

 

 

비기자는 7월 7일에 경기문화재단20주년 행사 "아트플레이"에 참여하여는 '이야기 모양자'의 조각들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보는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표현해보았고, 청소년과 성인은 비기자가 던지는 카드 속 질문에 대한 답을 모양자 조각들로 만들어보았습니다. 

우리는 모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을까요?

우리는 타인의 이야기에 궁금함을 가질 수 있을까요?

 

 

 *이야기 모양자 제작 : 릴리쿰

 

 

 

 

 

 

 

 

 

 

 

 

 

 

 

 

 

 

 

 

 

 

 

 

 

 

 

 

 

 

 

 

 

 

 

 

 

 

 

 

 

 

 

 

 

 

비기자는 금천아트홀에서 열린 <가족이야기> 전시(5/24-6/11)와 연계된 교육프로그램 <밥상이야기>를 5월 말에 1회 진행하였습니다.

이번 전시는 5월 가정의 달에 발맞춰 ‘가족’을 주제로 기획되었습니다. 서울시립미술관 소장 작품 중에서 그간 시민들에게 비교적 소개될 기회가 적었던 작품들을 다수 포함시켰습니다.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의 회화, 판화, 사진, 조각 등 다양한 시기와 장르의 작품들로 골고루 엄선해 12명 작가의 총 16점을 선보였습니다.

 

전시작들이 대부분 엄마나 밥상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비기자는 이와 관련한 <밥상 이야기> 프로그램을 기획하였습니다.

하지만 엄마의 따뜻한 사랑을 되새겨보자는 목적을 향해 활동을 진행하기보다는, 집안일을 도맡은 여성의 이미지가 자주 등장하는 작품에 대해, 참여학생들이 각자의 질문을 찾을 수 있는 현장을 놀이를 통해 만들어보았습니다. 비기자의 놀이카드와 일상 속 물건들은 프로그램 안에서 다양한 생각을 표현하는 도구가 되었습니다.

 

 

 

 

 

 

 

 

 

 

 

 

 

 

 

 

밥상을 들고 있는 여성 그림에 대해 학생들은 아래와 같은 질문을 던졌습니다.

 

"화를 내고 있나요? 아니면 밥상을 놓고 있는 건가요?"

"무슨 생각으로 저 행동을 하고 있을까?"

 

 

 

 

 

 

 

 

 

 

 

 

 

 

 

 

전시작 중 밥상 이미지에 이어서 드로잉을 해보았습니다.

학생들 각자의 집안 풍경이 반영된 게 아닐까 생각되었습니다.

 

 

 

 

 

 

 

 

 

 

 

 

 

 

 

 

 

 

 

 

 

 

 

 

 

 

 

 

 

전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바닥에 여러가지 재료로 밥상을 만들어보았습니다.

전시작들보다 학생들의 작품이 더욱 다채롭다고 느껴졌습니다.

 

 

 

 

 

 

 

 

 

 

 

 

 

 

 

 

 

 

 

 

 

 

 

 

 

 

 

 

 

 

비기자는 참여학생들의 밥상이 잘 차려지기만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 밥상 주변에서 예의바르게 밥을 먹는 학생들의 모습도 기대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일상 속 기억에 있던 밥상 주변 풍경을

학생들이 있는 그대로 표현해보고 재발견하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그 과정이 더욱 재미있기를 희망합니다.

 

 

2016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글로벌 문화예술교육 탐방 프로젝트 <A-round>에 비기자 최선영 멤버가 참여하였습니다.

일본 칸사이 지역에 대한 탐방 인터뷰 내용을 공유합니다.

 

 

 

 

탐방 주제 : 일본 칸사이 지역 사회문화예술교육 탐방(장애인/홈리스)

탐방 참여자 : 김지영, 최선영

탐방 기간 : 2016. 11. 23. ~ 2016. 11. 28.

탐방 단체

장애인 지역 문화커뮤니티 관련 <아뜰리에 코나스>

홈리스와 시를 매개로 한 문화예술운동 관련 <코코룸>

 

 

 

 

 

아틀리에 코나스

코나스를 1993년에 장애인의 어머니들에 의해 설립 된 지적 장애인 생활 개호 시설로, 현재 20명에 가까운 장애인과 6명의 운영진 및 서포터즈가 함께 활동하고 있다. 일반 가정집을 개조한 공간에서 공동 활동을 한다는 점에서 국내의 그룹홈과 비슷한 부분이 있지만 장애인들이 거주는 하고 있지 않으며 주 5일 이곳에 나와서 예술활동을 포함한 일상생활을 함께 한다.

 

 

 

 

인터뷰 01 : 대표 Takako Shiraiwa

 

1. 코나스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코나스를 1993년에 장애인의 어머니들에 의해 설립 된 지적 장애인 생활 개호 시설입니다. 우리는 좁고 어두운 방에서 저임금 우산못 조립 작업에 쫓기는 매일을 보냈습니다. 왜냐하면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은 간단한 수작업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몇 년이 지났을 무렵, 다른 시설(나라 시 소재, ‘민들레의 집’) 장애인의 회화 작품을 만나 강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단순노동 형태의 부업 작업은 장애인들 본래의 개성과 감성을 발휘할 수 없었기에 한 사람이 자기를 자유롭게 표현하는 예술 활동을 시작하고자 했습니다. 2005년 우리는 오래된 가옥을 개축하여 아틀리에를 만들었습니다. 그곳에서의 작업은 재료, 색상, 붓으로 좋아하는 것을 그려 표현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틀리에 공간에서 자유로운 예술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멤버나 스탭의 미소가 늘어 아틀리에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가만히 앉아있는 것이 곤란한 구성원이 조용히 앉아 세계에 몰두 하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10년과 다른 미래의 무언가를 예감했습니다. 그리고 예술 활동 3년차에 멤버 전원의 작품이 공모전에서 입상했습니다. 2012년에는 멤버 3인의 작품 19점이 프랑스 abcd(art brut aissance & diffusion)에 인정을 받아 컬렉션에 입성했습니다. 1년 후에는 파리의 2곳 갤러리에서 전시 초대를 받았습니다. 올해 9월에는 런던에서 'Unlimited' 주최의 전시회에 아티스트와 직원 7명이 초대되었습니다.

그동안 나와 장애인 가족들이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생각으로 장애인들의 자유를 빼앗아 왔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는 항상 그들의 행동, 표현, 선택을 제한했습니다. 이제 그들은 예술을 통해 삶을 자유롭게 살아가며 자신을 되찾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2. 개인적 삶과 연결되어 시작된 부분이 있나요?

내 딸이 중증 장애인입니다. 생후 3개월 동안 간질과 발작을 보였고 절대 나을 수 없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그 딸은 40세가 되었습니다. 1981, 내 딸이 4세 때 ‘normalization’ 이념이 일본에 들어왔습니다. 그것은 어떤 장애도 사회에서 같이 살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일본 장애인은 그 전까지 숲이나 사회 변두리에 가두어져 부모나 할머니에 의해 몰래 키워졌습니다. 나는 그 새로운 이념으로부터 희망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내 딸은 나아질 거란 환상이나 기대를 가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딸의 장애는 우리의 행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삶의 사고방식이 결정되면서 오히려 편해졌습니다. 장애 보호자회를 만들고 아이들이 마을에서 같이 살 수 있는 방향을 모색했습니다. 하지만 곤란한 일들이 많았습니다. 제도나 보호 장치가 없었습니다. 바자회 등으로 지원금과 운영비를 마련하며 12년을 보냈는데 너무 어려워서 다른 사람들은 그만두고 나만 남았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시대가 변하고 이념도 생기면서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왔습니다.

 

3. 코나스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성경에 나오는 모퉁이돌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필요 없다고 여겨져 버려진 돌이, 결국 주춧돌이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4. 이 공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이곳은 80년 된 고가옥입니다. 보통 장애인들은 빌딩 같은 곳에 가두어져 있어 밖으로 드러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더 문을 열고 장애인들의 활동 모습을 보여주려고 해서 이러한 동네 가옥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보통의 집처럼 운영되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이웃의 소리도 들리는 그런 집말입니다. 그래서 코나스 라는 단체가 아니라 우리 가족이 여기 산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역에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다른 장애 시설도 열린이라는 표현을 쓰지만, 보통 문이 잠겨서 장애인이 나가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

 

 

 

 

5. 예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나요?

예술은 개인의 가능성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은 이러한 생각을 바탕으로 예술적 활동을 하는 민들레의 집의 사례를 보고 충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중증 장애인 일수록 내면에 가진 게 더 많아서 터지고 표현할 것이 많다고 느낍니다.

예술 활동을 위해서 먼저 질 좋은 재료를 준비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들에게는 연습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서는 갑자기, 언제 무언가가 새롭게 나옵니다. 시간의 제약도 두지 않습니다. 심지어 자도 됩니다. 예술이 주목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예술의 목적은 완성이 아니라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6. 예술교육에 있어서 신경 쓰는 부분이 있나요?

절대 칭찬하지 않습니다. 칭찬받는 그림을 그리겠다는 가치관이 창작자에게 생산되기 때문입니다. 단지 현재 하고 있는 행위를 인정합니다. “그리고 있구나, 그 모습이 좋아 보인다.”와 같은 말들로 말입니다. 작품을 평가하지 않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제약을 많이 받아왔기 때문에 하는 행위 자체가 그대로 수용되는 경우가 적었습니다. 그래서 ‘Yes’ 라고 하면서 언제나 ‘But’이라는 조건이 붙어있었습니다. 존재 자체로 인정, 수용되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이러한 실천 이후, 자신만의 그림을 장애인들이 많이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7. 지역사회와의 관계 맺기에서 신경 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중요한 것은 예술 자체가 아니라 이 지역에 이러한 활동을 알리는 것입니다. 근처 공간에서 전시를 열기도 합니다. 예술 작업은 우리 활동의 30%입니다. 지역의 청소도 하고 쿠키를 만들어서 주변에 판매하기도 하고 다른 지역을 다녀오면 이웃사람들에게 꼭 선물을 사서 나누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활동이 소개된 잡지를 카피해서 동네에 나누어주었는데 지역 사람들이 우리의 활동을 알게 되고 격려해주었습니다.

 

8. 운영철학은 무엇인가요?

함께 장소/환경을 만들고 보람을 느끼고(긍지를 가지고) 연결되는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개인이 어떻게 사회와 연결되며 가능성을 찾을지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10년 단위로 활동을 계획합니다. 길게 천천히 멀리 보는 것입니다.

또한 장애가 심하지 않거나 예술만 하려고 하는 경우에는 우리는 그 사람을 거절하기도 합니다. 우리의 운영철학과 방식에 공감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데 그래서 먼저 부모를 만납니다. 부모가 우리와 소통이 되어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인터뷰 02 : 아트서포터즈

 

장애인의 예술교육에 있어서 어떻게 신경을 쓰나요?

특별히 미술 작업을 잘 하도록 가르치기보다 사람마다의 속도와 특징을 존중합니다. 1년에 한 작품을 완성하는 사람도 있고 하루에 두 작품을 완성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다가 멍하니 앉아있는 사람도 있고 재료의 냄새를 하나씩 맡아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시간과 방식을 그대로 둡니다.

이러한 것이 가능한 것은, 케어의 역할도 코나스가 같이 하기 때문입니다. 오랜 시간 장애인을 관찰하고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재료를 잘 할 수 있을지 알게 됩니다.

 

2. 작품 관리부터 교육, 전시 기획까지 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역할은 어떻게 분담하나요?

한 명이 총괄 담당을 하고 서포터즈들이 개별 장애인들과 소통하며 작업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총괄 담당자가 여기에서 주 5일을 일한지는 4년 정도 되었고, 그 전에는 아르바이트처럼 활동했습니다. 이런 시스템이 생긴 지 오래된 것이 아닙니다.

 

3. 공간 구성에 대해 설명을 듣고 싶습니다.

자신의 작업에 집중해야 하는 자폐성 장애인의 경우, 칸막이로 개인공간을 만들어 자리를 마련합니다. 혹은 좀 더 돌아다니거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며 작업하기 좋아하는 사람은 넓은 테이블에서 다른 사람과 같이 앉아서 작업하도록 합니다. 이러한 장치들을 만들어서 공간이 작업에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합니다. 작업을 하다가 잠시 바람을 쐬거나 돌아다녀야 스스로 진정이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오래된 가옥의 옛날식 테라스 공간을 그대로 살렸습니다.

 

 

 

 

4. 안정적, 지속적으로 코나스의 활동을 할 수 있나요? 장애인의 복지는 어떤가요?

장애인은 한국보다 많은 복지기금을 받습니다. (1인 당 장애등급에 따라 90-120만원 정도) 하지만 여전히 생계가 어렵기도 합니다. 코나스도 여러 조성금(지원금, 후원금 등)을 받아서 운영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지속성을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처음 이 단체가 생겼을 때보다는 많이 상황이 좋아졌고 지역사회와의 소통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 부모들의 역할도 컸습니다.

 

5. 개별 작품에 대해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는 폭력성향이 있는 사람이었지만 양털을 바늘로 찔러서 인형을 만드는 작업을 시작하면서 폭력적 에너지를 창작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수많은 인형을 만들었는데 올 해 초에 갑자기 건강이 나빠져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의 작품은 여전히 코나스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그의 드로잉도 이러한 에너지를 담고 있습니다.

B1년에 한 작품을 완성합니다. 한 번 마카를 칠하고 그것이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한 번 칠합니다. 그리고 중간에 다른 생각을 하기도 하고 건성(乾性) 드로잉을 겹쳐서 하기 때문에 작업을 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이러한 방식을 존중합니다.

C는 신체적으로는 남성이지만 내면에 여성적인 요소가 가득합니다. 그는 여성들이 입는 스커트와 구두 등에 관심이 많고 패션 잡지를 보며 원하는 이미지를 골라 잘라 붙이거나 그림을 그립니다. 핑크색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는 말을 전혀 할 수 없지만 그림으로 다양한 개인성을 표현합니다. 한 작품을 완성하는 데에 3-4개월이 걸립니다.

 

 

 

 

D는 연필, 볼펜 등으로 귀여운 얼굴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을 끊임없이 그립니다. 실을 꼬거나 엮어서 팔찌 같은 것을 만들지만 매듭은 짓지 못하기 때문에 언제나 긴 형태로 마무리합니다.

E는 어릴 때 자주 울었는데 그때마다 부모님이 클래식을 틀어주었습니다. 그런 기억 때문인지 몇 년 전부터 악보를 자신만의 드로잉으로 표현해내고 있습니다. 피아노를 중간에 손가락 하나로 쳐보기도 합니다. 그는 악보의 타이틀이 있는 면을 베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의 그림에서는 리듬감이 느껴집니다.

 

 

 

 

 

 

 

코코룸

 

 

 

  코코룸은 가마가사키란 오사카의 빈민지역에서 홈리스, 일용직노동자 등, 사회적으로 배제된 사람들과 시를 매개로 문화예술활동을 이어가는 단체다. 현재 게스트하우스,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2002년 오사카시는 지상 8, 점포면적 57,000의 빌딩 내부를 롤러코스터가 종횡으로 가로지르는 신세카이 아츠파크(新世界 Arts Park)사업을 시행하며, 빈 점포를 활용한 현대예술 거점으로 형성하고자 세 개의 비영리민간단체(NPO, Non-Profit Organization)를 유치했다. 그중 한 단체가 코코룸(Cocoroom)이다. 임대료와 수도 및 광열비는 관()에서, 사업비와 인건비는 참여단체가 자력으로 부담하는 독특한 시스템이 일본 최초로 도입된, 활동의 자율성이 높은 관민협동의 선구적인 모델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2008년 건물의 매각과 동시에 사업도 중단되었다. 이후 코코룸은 근처의 쇠락한 상점가에 공간을 마련하고 지금까지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인터뷰 : 스탭 Tomoaki Endo

 

코코룸이 위치한 곳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코코룸은 일용직 남성 노동자들이 대부분 거주하는 가마가사키 안에 있습니다. 가마가사키는 코코룸을 포함하여 사방으로 800m 정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게 영역을 말하기도 합니다. 보통은 옆 블록을 말하는데 3-5년 전까지는 그 안을 다니는 것이 위험했습니다. 지금도 아주 안전하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거주자들이 고령화되면서 상황이 좀 달라졌습니다.

이 지역을 재개발하고 쇼핑센터 등을 지으려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그러한 부분에 대해 전문가들이 의견을 주기도 합니다. 나도 그 부분을 잘 알고 있습니다. 다른 나라, 특히 뉴욕의 경우 등을 통해 젠트리피케이션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외부 예술가들이 와서 무언가를 하는 것도 좋지만 지역과 더 관계를 맺으며 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문화와 관광의 도시라 할 수 있는 오사카시(大阪市)의 니시나리구(西成区)에는 아이린지구(あいりん地区)’라고 불리는 지역이 있다. 이 지역은 치안이 좋지 않아 일본사람들도 낮에조차 드나들기를 꺼리는 곳으로, 반경 300미터 지역에 주민 3만 명 중 5천여 명이 노숙자라고 추측하고 있다. 정확한 수치가 아니라 추정할 수밖에 없는 것은 주소부정의 일용노동자가 많기 때문이다.

일본의 고도성장기인 1970년대 이곳에는 간사이 최대의 인력시장이 형성되어 있었다. 예전엔 기능공을 구하는 건설사 관계자의 수요보다 인력의 공급이 모자라 서로 웃돈을 주고 일꾼을 데려가는 쟁탈전이 벌어지기도 했고, 인력시장 주변으로 일용노동자를 위한 숙박시설과 위락시설이 즐비하여 매일 밤 불야성을 이루었다고 한다. 하지만 1980년대 버블 붕괴 이후 건설경기의 악화와 급격한 수요 감소로 일용노동자들이 일할 수 없는 시대가 도래했다. 지방에서 일을 찾아 오사카로 온 사람들은 저렴한 숙소인 도야(ドヤ)’를 전전하다 결국은 노숙자로 전락했다. 게다가 오사카시에서 시행한 파격적인 지역 복지 정책은 일본 전국의 노숙자를 이곳으로 모이게 했다. 아이린지구에는 주민등록이 없는 노숙자, 일용노동자들에게 주민등록을 대행하고 시()로부터 생활보호지원을 받게 하여 자신들이 운영하는 숙소(형식은 임대아파트, 사실은 도야)에 입주 시키고 진료를 받게 하는 등 사회서비스의 제공을 사업화한 비영리단체와 사업자, 진료소가 많이 있다. 그래서 이곳에 사는 사람들 대부분은 지자체의 지원금으로 최소한의 생활을 하면서 집세와 식비를 제외한 나머지 돈을 파친코, 경마, 경정, 경륜 그리고 술과 마약으로 허비하고 있다. 일본의 숨겨진 속살이자 고도성장의 명멸을 함께한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이린지구의 옛 이름이 가마가사키()’.)

 

2. 코코룸이 지역 노동자들과 연계활동을 하는 맥락은 무엇인가요?

경제성장기에 많은 사람들이 노동자로 이 지역에 있었지만 그 노동자들의 노동 상황이 열악했기 때문에 그들이 폭동을 자주 일으켰고 그래서 치안이 좋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늙고 일이 없어졌을 때 그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일본의 경제 발전 이면에 이들이 있었고 이들이 그 발전을 가능하게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일은 홈리스들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표현을 하고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3. 여기서 하는 대표적인 활동으로 소개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가마가사키 예술대학입니다. 원래하던 워크숍들을 모아서 기획해 만든 것으로 철학 등 여러 분야도 강좌를 만들었습니다. 예술은 너무 추상적입니다. 그래서 표현이라는 말을 더 자주 씁니다. 예술은 유복한 사람만 전문적 교육을 받아서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동네 사람들은 예술보다 하루의 끼니를 걱정하며 살아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그 사람들이 무언가를 표현하는 것을 예술 자체보다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남성 노동자들은 자신의 감정표현을 억압하고 참는 것을 해온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표현의 계기를 만듭니다. 억압될수록 오히려 더 폭발적인 표현을 해내기도 합니다. 그 자체가 사람을 움직이는 힘을 만듭니다.

전문가를 초빙하여 예술적 기술을 가르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의 힘과 특징을 잃지 않는 것, 기술과 그 특징의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합니다. 연습 없이 바로 모이자마자 가지고 있는 것을 표현해야 자신의 것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여기 노동자들의 경우도, 계속해서 교육을 받아도 10여 년간 나아지지 않는 부분이 있지 않습니까.

 

4. ‘표현의 힘을 설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예가 있나요?

2014년에 요코하마 트리엔날레에 나간 적이 있습니다. 유명한 예술가들의 작품들 사이에서 노동자들의 작품이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소박하면서도 예술이 상실한 것-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을 표현했던 것입니다. 예술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 트리엔날레에서 배식카페라는 옥외전시를 했습니다. 요코하마에 가마가사키와 비슷한 마을이 있는데, 그들에게 배식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밥 먹을 사람들은 오라고 했더니 1000명의 마을 사람들이 왔습니다. 그것이 퍼포먼스이며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시회 후 미술관 표를 파는 여직원이 편지를 보내왔습니다. 그 내용은 내가 태어나 처음으로 여기 미술관 관장과 같은 줄에 서서 밥을 먹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5. 관계를 만드는 활동에 대한 과정, 사례, 고민이 듣고 싶습니다.

가마가사키 예술대학의 경우 보통 1강에 5-6, 많으면 20명이 듣습니다. 근데 여기에서 800m내 거리에 남성 노동자만 1-2만 명이 삽니다. 그러한 거주 인원에 비해서 절망적인 참여율입니다. 소수만 오면 새로운 사람이 자연스럽게 참여하기도 힘듭니다. 좋은 의미에서 많이 참여했던 사람은 졸업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이러한 단체가 다양하다면 그런 사람들이 선택해서 갈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쪽 커뮤니티에서 관계가 힘들면 다른 곳도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관계적 트러블이 많이 줄었습니다. 트러블 자체가 줄었다기보다는, 트러블을 낼 에너지가 참여자들의 고령화로 인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코코룸은 14년이 되었는데 힘자랑을 하는 건설노동자들도 그와 함께 나이를 먹었습니다. 참가자끼리 싸우거나 스탭, 특히 여성 스탭에게 문제를 일으키는 일도 초창기에는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술대학에서 감정이라는 강좌를 열기도 했습니다. 그 강좌는, 가정폭력 가해자를 서포트하는 단체의 장이 강사로 나섰습니다. 그도 스스로 젊은 시절에 가해자였습니다. 그는 폭력을 다른 어떤 표현으로 바꿀지를 강의했습니다. 그 강좌는 가해자 외에 그의 가족들도 같이 왔습니다.

우리는 이렇게 폭력적 성향의 사람들과도 무언가를 하지만 절대 그들을 완전히 내치치 않고 끈기 있게 대해나갑니다. 이것은 대표의 이념입니다. 소리를 지르거나 폭력성을 보이면 이번엔 돌아가 주세요, 라고 합니다. 하지만 다시는 이곳에 오지 말라고 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사람들은 변하기도 했습니다.

이 지역 사람들은 남성만 있는 동네이고 추상적인 이야기이지만, ‘어머니상의 결핍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병이 아니라 장애입니다. 그 장애를 없애고 싶지만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대하려 합니다.

한 예로, A가 하루에 3번씩 여기에 오지만 이벤트나 강좌는 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편지쓰기 이벤트에 그가 처음 왔습니다. 그런데 그는 글을 쓰고 읽을 줄 몰랐습니다. 대표는 그가 수치심 때문에 오지 않았음을 나중에 알았습니다. 이러한 사람들이 그나마 작은 일이라도 할 수 있는 동네가 이 동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사람이 소리를 지르고 폭력을 휘둘렀던 것들도 생존수단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6. 운영철학은 무엇인가요?

별도로는 없지만 가끔 인용하는 말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을 세상의 빛으로입니다. 이것은 이 사람들에게 세상의 빛을과 다릅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로부터 우리가 배운다는 의미입니다.

 

7. 비영리단체로 운영하는 것에서의 어려움은 무엇인가요?

회사들이 사회공헌 차원으로 지원금(조성금)을 주곤 하지만 1년 단위 지원이라 매우 불안정하고 스탭의 인건비나 단체운영비(임대료나 관리비 등)로는 절대 쓸 수가 없습니다. 오로지 지원금은 프로젝트와 관련된 직접적 사용료(인쇄비. 재료비 등)로만 사용 가능합니다. 그래서 스탭들의 인건비는 매우 적고 3년 이상 스탭을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여기가 일용직 근로자들의 마을인데 그 근로자들이 국가에서 받는 생활보조금보다 스탭들의 인건비가 적은 수준입니다. 이러한 현실적 요소 때문에 지속적 활동에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정부로부터 위탁사업(히토아나 프로젝트 등)을 받아서 하기도 했는데 역시나 인건비는 거의 받지 못합니다. 스탭들의 인건비는 코코룸 카페나 게스트 하우스의 수입, 혹은 바자회를 열어서 마련합니다.

우리가 하는 가마가사키 예술대학이라는 활동의 경우, 평가는 좋았지만 이것은 무료 강좌라서 많은 사람들이 듣거나 우수사례가 되어도 돈을 버는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여기는 빈곤층이 많이 온다. , 자립을 위한 구조를 만드는 것이 힘든 것입니다.

 

8. 지속적 활동의 어려움이 있다면 제도적으로 변화를 만들기 위한 활동은 없었나요?

예술 관련한 행정부(시스템)를 만들자는 조사, 연구사업을 진행했습니다. 이것은 영국의 사례(Art Council)를 연구한 것인데 동경과 오사카에 이런 시스템이 만들어졌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장의 정치적 목적에 기반을 둔 제도이며 실질적으로 예술의 독립적인 활동을 돕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코코룸은 여기에서도 배제되었습니다.

 

9. 그러한 과정에서 느낀 점은 무엇인가요?

어떤 정치적 변화가 있어도 예술의 자유가 보장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시스템, 제도와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지속적으로 자유로운 활동을 하기 위한 힘을 기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0. 운영에 참여하는 스탭으로써,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 계속 하는 이유나 힘은 무엇인가요?

보통 3년을 넘기기 힘들지만 나는 4년 정도 여기에 있습니다. 나는 이 활동이 재미있습니다. 이것은 실제로 웃기고 재미를 느끼는 부분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누군가 여기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 해야 할 일을 내가 지금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내가 꼭 여길 지켜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비기자는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의 2016년 지역리서치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1950년 대전형무소를 바탕으로 한국전쟁 당시 일어났던 사건들을 6개월간 리서치하고 놀이 방식의 설치물로 작품을 발표하였습니다. 여기서 ‘리서치’ 라는 말의 의미가 조사, 연구라는 측면이 분명 있지만, 예술적 맥락으로 시도 가능한 ‘리서치’는 어떤 정보나 이론을 ‘알아내는 것’, ‘알게 되는 것’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정보의 이해나 해석 이전에, 예술가로 살아가고 있는 한 개인이 그 주제에 왜, 어떻게 다가서려 하는가를 스스로 되짚어보는 것에서 그 방향을 찾아보았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 작업은 대전형무소와 관련한 사건에 대한 ‘비기자’의 입장을 발표하는 것보다, ‘비기자’를 포함하여 어떤 사실을 마주하는 다양한 사람들이 어떻게 주체적 궁금함을 움직일 수 있을지를 찾는 데에 의미가 있었습니다. ‘비기자’ 역시 프로젝트의 과정을 통해 다양한 학자, 연구자, 활동가, 사건당사자 유족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각기 다른 입장을 확인하고 있지만 그것을 ‘비기자’의 가치관에 따라서라 아니라, 기록된 키워드들로 분류하여, 작품으로 펼쳐 보이려하였습니다.

 

_멘토 : 신기철 (금정굴평화인권재단 소장), 전갑생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연구원), 주윤정 (사회학자)

 

 

 

 

 

 

 

 

 

대전테미예술창작센터에서 프로젝트 결과보고전시가 11월 10일에서 27일까지 열렸습니다.

 

 

    

 

 

 

 

 

 

 관객이 전시장에 놓인 토큰을 던지며 퀴즈(대전 형무소 학살과 관련한 수수께끼. 간단한 문맥 파악, 인터넷 검색 등 다양한 방식으로 풀 수 있는 수준)를 풉니다. 퀴즈에서 획득한 단어들을 바탕으로 스크린 앞으로 이동합니다. 스크린 앞에 설치된 노트북을 이용해서 여러 단어들을 검색해봅니다. ‘해시태크방식으로 분류되어 있던 200여개의 영상 클립들이 관객의 검색어에 따라 몇 개씩 노출됩니다. 관객은 그 내용을 보며 다음 단어를 찾고 영상들을 봅니다. 이 영상 안에는 대전형무소 학살을 바라보는 (소위 말하는) 우익, 좌익의 입장이 섞여있습니다. 영상을 모두 볼 경우, 1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며, 마지막에는 노래로 검색하도록 안내를 해둡니다. ‘노래를 검색하면 유가족이 만들어 부른 노래의 멜로디가 나옵니다. 이것은 인터뷰에서 기록한 유가족의 노래를 피아니스트가 다시 연주하여 녹음한 음악입니다.

 

 

 

 

 

 

 

 

 "전쟁을 ‘나’와 ‘적’의 싸움으로 전제해두고 한국전쟁과 학살을 들여다보면 ‘나’ 그리고 ‘적’은 누구인지 그 실체를 파헤치는 방향으로 생각이 흐릅니다. 그리고 그 실체를 감추려 한다고 판단되는 것들에 대해 비판적, 공격적 시선도 생깁니다. 그 사이 나와 적의 경계는 분명해지고 적에 대한 불안 혹은 반감도 커져갑니다. 누가 누군가를 공격했고 죽였다는 사실로부터 시작된 작업은, 점점 그 잔인한 행위의 이유들을 확인하거나 규명해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하지만 리서치 과정에서 우리가 만나게 되는 것은 언어로 정리된 어떤 원인이나 사건 전개, 그 이전에 어떤 시대를 살던 평범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정치적 이념, 사회적 이데올로기로 보통 해석되는 전쟁이라는 사건 안에 놓여있지만, 자신의 밥줄을 지켜내고 가족을 보살피기 위해 급박한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던 사람들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의 삶에서 갑자기 잃어버린 무언가에 대한 해석들이 시간과 함께 쌓여갈 때, 그 더미를 조금씩 털어내며 몸을 움직여보는 것이 본 리서치 작업이었습니다.

 

 

_카드 디자인 : 가까운 디자인
_토큰 제작 : 릴리쿰
_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 주준석

_피아노 연주/녹음 : 최연주

 

 2016년 성북문화재단 문화다양성 아카데미에서 ‘지역을 만나는 놀이인문학’ 컨설팅을 진행하였습니다. 동네에서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놀이를 만들기 위해 2명의 예술가, 2명의 기획자, 1명의 실무자, 그리고 비기자 멤버가 함께 여러가지 놀이를 시도해보았습니다.

 

 

처음에는 진지하게 숫자로 할 수 있는 놀이에 매진해보기도 했습니다.

 

 

 

 

 

이후에는 놀이가 가지는 인문학적 가능성을 소개하고, 일상 재료로 할 수 있는 놀이를 제안하였습니다.

 

 

 

 

 

 

 

 

 

 

최종적으로 예술가들이 기획한 '777놀이'를 제작하였습니다. 비기자는 놀이물 디자인과 제작에 참여하였습니다.

 

 

 

 

 

 

*원단 작업물 제작 : 백수경

 

 

 

인천에서 문화예술교육을 오랜 시간 이어오고 있는 작은자야간학교 선생님들과 얼마전 놀이 워크숍을 함께 했습니다. 사람마다 다른 가치관, 소통방식을 발견하는 놀이를 하며, 예술교육 안에서 이런 놀이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찾아가는 놀이워크숍에 관심 있으신 분은 문의 주세요. (010.8504.1077)

 

 

 

 

 

 

 

 

 

 

 비기자는 2016년도 경기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 ‘불가사의한 자율학습모임&프로젝트’ 지원사업에 프로젝트 팀으로 선정되어 '다름의 가치로 만나기'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장애문화예술교육 강사, 기획자, 실무자, 활동가 등과 함께 '다름의 가치'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놀이창작물을 연구, 제작하는 활동이었습니다.

 우리는 문화예술교육의 현장에서 장애인과 만나는 사람들(예술강사, 교육기획자, 활동보조인, 보조교사 등)에게 교육적 컨텐츠를 제공하기보다, 장애인이라고 타자화된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볼지 교육적 태도에 대해 함께 탐구하고자 하였습니다. 이것은, ‘특별한 교육대상자에 대한 특별한 문화예술교육을 연구할 것인가’, 이전에 누구에 의해 그 특별함이 전제되었을까’, ‘우리는 서로의 특별함 혹은 평범함을 다름의 가치로 존중할 수 있을까를 모색하는 자리를 만드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장애문화예술교육은 장애유형이나 장애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 이외에도, 다른 가능성을 가진 존재에 대한 존중과 관심을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유형의 장애인에게 적합한 어떤 교육형태를 개발하는 것으로만 교육이 흘러갈 수 있으며 비장애인이 장애인에게 맞춤형 교육을 개발, 실험해보는 것을 넘어서기 힘듭니다. 그러나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에 대한 질문, 그것이 발생되고 있는 우리의 관계나 시선을 되돌아보는 작업이 선행된다면 교육은 장애인, 비장애인에게 쌍방향의 소통을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본 프로젝트는 그래서 장애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과 장애라는 주제가 아닌 다른 주제로 만나며 다시금 장애를 바라보는 것을 시도합니다. 우리의 태도가 과연 그러한 작업을 편안하게 마주할 수 있는지를 경험하면서부터 이러한 시도는 의미를 획득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프로젝트의 결과는 2016년 10월 5일에 수원평생학습관의 '누구나 학교'에서 ‘다름의 가치를 발견하는 스토리텔링 놀이’라는 이름으로 공유되었습니다. 이 자리에서는 1년 동안 비기자가 연구, 개발한 '그림받아쓰기', '이야기의 나머지', '니가먼저 내가먼저' 놀이 등을 참여자들과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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