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기자는 천천히 인사 중입니다. 15

2010년부터 비기자와 함께 
나이를 먹어간 친구들에게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우리도 어느덧 서른 넘어 마흔 즈음...혹은 그 이상🙈
자꾸 음식을 흘리게 되는 바로 당신에게 곧 턱받이를 보내드리겠습니다.
정확히 30명.
리스트업 완료.

* 디자인 & 제작 : 놀잇감 주머니 손수 만들어주던 백수경 
* 선물 기획배경 : 디자이너가 가장 잘 만드는 아이템 턱받이 + 긴 세월의 흐름

 

 

 

 

 

 

 

 

🌒 비기자는 천천히 인사 중입니다. 14

비기자 해단식은 영상과 책자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곧 영상으로 마지막 인사를 전할게요. 

책자도 예상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신청해주셔서 즐거운 마음으로 제작 중입니다.
책자 파일도 영상과 함께 홈페이지에 공유하겠습니다.

저희는 요즘 마곡사를 걷고 있습니다.🌿

 

 

🌒 비기자는 천천히 인사중입니다. 13

 

그동안의 활동과 생각을 담은 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1월 중에 신청을 받아서 책을 보내드리려고 합니다.

 

한 단체의 포트폴리오가 아닌 다른 책을 만들어보고자 합니다.

 

 

그림 : 이재환

 

 

 

🌘 비기자는 천천히 인사 중입니다. 12

 

올초 기획했다가 취소한 비기자 공유회의 제목처럼
"내일도 모르는데" 무엇을 알 수 있을까
요즘 그런 마음입니다.

 

그래서 평소에 알 수 있었음에도
바쁘게 지나쳤던 것들을
다시 돌아보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밥을 해먹는 것의 즐거움이라든지
두부의 고소함이라든지
가족의 뒷모습이라든지
불멍의 평화로움이라든지
그 불멍에 힘을 얻는 친구들의 존재라든지.

 

2021년은 역시나 잘 모르겠지만
이젠 모르기 때문에 불안하지는 않습니다.


그럴 수 있었던 힘은
오히려 많은 것들이 흐려지고 불명확해질 때
조금씩 생겨났던 것 같습니다.

 

모두 편안한 연말 보내세요.

 

 

 

 

 

 

 

 

 

 

 

 

🌘 비기자는 천천히 인사 중입니다. 11

 

비기자의 해단 소식을 밖으로 꺼내놓고 나니

뾰족한 대안도 없는 이 결정에 대해

더욱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버스와 전철 안에서 씩씩 거리던 마음이

의아할 정도로 편안해졌습니다.

밥도 덜 거릅니다.

 

오늘은 "느슨해지기, 길 잃기, 도망가기"에 대해 말하러 갑니다.

 

 

 

 

 

 

 

 

 

 

 

 

 

 

🌘 비기자는 천천히 인사 중입니다. 10

 

비기자 중 2/n가 수도권 밖으로의 이주를 결심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잘 살펴보니 이미 비슷한 결정을 한 창작자나 기획자들이 주변에 있었습니다. 그들의 삶이 정말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렇게도 살아볼 수 있다는.

 

햇볕을 쬐면서.
쉬면서.
강아지와도 시간을 나누면서.

 

이런 이야기가 또 누군가에게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렇게도 살아볼 수 있습니다.

 

 

🌘 비기자는 천천히 인사 중입니다. 09

 

수원 작업실을 비우고
배달의민족 어플이 소용없는 동네로
6톤의 짐을 실어왔습니다.

 

코로나로 일주일 동안의 일정이 모두 취소되어
지금은 멍 타임.

 

 

 

 

 

 

 

 

 

 

 

 

 

🌘 비기자는 천천히 인사 중입니다. 08


예전에 숲속오락실을 운영하며 모았던 동전들로

작업실 이사비용 일부를 마련했습니다.

내일은 작업실을 수원에서 공주로 옮깁니다.

 

 

 

🌘 비기자는 천천히 인사 중입니다. 07

비기자의 해단을 결정하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담론, 시의성, 운영, 발전, 개발, 콘텐츠, 역량, 계획보다는
친구, 강아지, 관계, 건강, 속도, 심정, 재미, 휴식과 관련된 이유가
더 컸습니다.

내년에는 어떤 일을 할지보다
어떻게 오래오래 재미있게 살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사진 : 공주로 같이 이주하는 비기자와 '귀봉이'

 

 

🌘 비기자는 천천히 인사 중입니다. 06

작업실 근처 숲에는 들개들이 삽니다.
1년 전엔 대여섯 마리였는데
해가 지면 떼지어 다니며 놀기도 했어요.
그런데 최근에는 한마리만 보였습니다.

나머지 개들은 어떻게 된걸까
무서운 생각도 들었지만 궁금하긴 했어요.

그런데 요며칠 두 마리가 더 보였어요.
너무 가까이 다가오지 말라고
왕왕 짖기도 하면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궁금하고
이따금 걱정도 되지만
분명히 근처에 있는 존재

그렇게 살아가는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멀리 떨어져 
그러나 계속 지켜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비기자는 천천히 인사 중입니다. 05

 

천천히 오랫동안 작업으로 인사하는 사람
다른 사람도 바라볼 줄 아는 사람
창작 근처에 있지만 삶도 같이 보이는 사람

 

감사한 분들께 인사 중입니다.
전시 축하드려요^^

 

* 사진 : 박은태 작가 개인전 "천근의 삶"(11월25일까지 인디프레스)

 

 

 

🌘 비기자는 천천히 인사 중입니다. 04

 

비기자의 해단 소식이

널리널리 빠짐없이 퍼져나가고 있어 기쁩니다.

처음 만나는 분도 알고 있을 정도로^^

 

문득 이 인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는

느린 편지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시작, 설립, (그리고 요즘은) 브랜딩...

그것만큼 인사, 정리 그리고 공유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 사진 : 공주에 같이 가는 '복많이'

 

 

🌘 비기자는 천천히 인사 중입니다. 03

 

비기자 멤버는 고정적이지 않지만

최근 자주 만나는 사람들은 5명입니다.

 

해단식을 앞두고

2명은 취업을 준비하고 있고

1명은 창작활동과 개인사업을 이어가고 있고

2명은 일단 지방으로 이주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방 이주를 준비하는 2명의 예술인은

한국주택공사와 은행의 대출심사를 위해 서류 17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제일 먼저 요구되는

'재직증명서'를 대체할 다른 서류들을

예술인 상황에 맞춰 준비하고 있습니다.

사회제도 안에서 사람은 직장인과 개인사업자,

그리고 프리랜서로만 증명될 수 있는 건가 생각도 듭니다.

 

오래전 같은 출발점에 있던 친구들이

왜 어디로 흩어져갔는지

시간이 지날수록 알 수 없게 되었는데

그럼에도 사회적으로 안정된 사람들의 소식은

우수한 사례로 곧잘 소개되었습니다.

 

그래서 비기자의 느린 인사를 공유합니다.

우리는 불안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는데

단지 지금 그렇다는 것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비기자는 천천히 인사 중입니다. 02

 

인사가 필요한 심정을,

멤버 MC.mama가 2017년에 발표한 음악의 뮤직비디오로 공유합니다.

 

 

 

신호등

 

버티면 버텨진다는 시뻘건 그 말

버티면 버텨진다는 시뻘건 그 말

버티면 버텨진다는 시뻘건 그 말

버티면 버텨진다는 시뻘건 그 말

 

덮으면 덮어진다는 시퍼런 그 맘

덮으면 덮어진다는 시퍼런 그 맘

덮으면 덮어진다는 시퍼런 그 맘

덮으면 덮어진다는 시퍼런 그 맘

 

버티면 버텨진다는 시뻘건 그 말

버티면 버텨진다는 시뻘건 그 말

버티면 버텨진다는 시뻘건 그 말

버티면 버텨진다는 시뻘건 그 말

 

덮으면 덮어진다는 시퍼런 그 맘

덮으면 덮어진다는 시퍼런 그 맘

덮으면 덮어진다는 시퍼런 그 맘

덮으면 덮어진다는 시퍼런 그 맘

 

 

 

 

 

 

 

작사_MC.mama

작곡/연주_DJ.papa, Joon smith

 

 

* 계속 듣기 : https://soundcloud.com/mc_mama/mcmama-vol2-02-2017

 

MC.mama Vol.2 02 신호등 2017

이 노래들은 사람들이 갈 수 있지만 많이 가지 않는 동네 공터를 걷거나 쉬다가 만들었다. http://choisunyoung.tistory.com

soundcloud.com

 

🌘 비기자는 천천히 인사 중입니다. 01

 

비기자 중 n분의2는 충남 공주시로 올겨울 이주합니다.

배산임수 터에 자리를 잡고 강아지들과 금강의 기운을 받으며 살아보려고 합니다.

 

해단식 소식을 전한 후,
오히려 "정말 안되는 것인지", "다른 출발은 무엇일 수 있을지"

함께 대화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어 힘이 납니다.

 

여러 사람들과 천천히 인사하며 오래오래 재미있게 만날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창작그룹 <비기자>는 해단식 "안 되는 거 알잖아요"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봄부터 준비하던 소식을 전합니다.

현재의 “비기자”는 2010년 “비폐기물생산자연대”라는 이름으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단체도 아니고 모임도 아니었습니다. 단지, 그 당시 같이 활동하던 사람들과의 공식적 이름이 필요했습니다. 효율적인 운영방식은 잘 몰랐고 긴 이름을 선택해 이런저런 활동을 했습니다. 폐교 주변에서 자연물들을 주워 와 운동장에 거대한 보드게임을 만들기도 하고 도서관에서 말없이 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기도 했습니다. 이게 예술이 안 될 건 또 뭐야, 그런 마음으로 예술계 주변을 기웃거렸지만 적절하고 훌륭한 창작으로 해석된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누군가에게는 활동을 위한 ‘이름’이 필요했습니다.

2016년, 이름을 “비기자”로 정리했습니다. 무한경쟁시대에 비겨보자는 의미를 담아 그동안의 작업도 정리해서 홈페이지를 만들었습니다. 보이지 않던 현장이 한눈에 정리되고 나니 쌓인 시간만큼 다양한 작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습니다. 작업공간도 생기면서 큰 규모의 프로젝트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함께 활동의 기회를 나누고자 했던 오래된 의도가 감사하게도 충족되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의미나 키워드로 “비기자”가 외부에 소개되면서 작업을 하려는 이유보다 “비기자”라는 이름을 지켜내고 싶은 욕구가 더 커지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해단식을 갖고자 합니다. 2021년 2월부터 “비기자” 이름으로의 활동은 없습니다. “비기자 라는 이름이 필요한 상황”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완전히 다른 삶을 살겠다, 슬픈 이별을 선언하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우리는 다른 필요와 상황 안에 있음을 말하고자 합니다. 그 마음에 대해 공유하고 예의를 갖춰 감사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자 해단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단체를 정리하는 과정을 몇 개월간 모두 공유하고자 합니다. 우리는 건강하고 편안하게 인사를 나누고 싶습니다.

하나의 예술단체가 자립하기를 기대했거나 안정적으로 유지되기를 바라는 이가 있다면 아주 상냥하고 단호하게 말하고 싶습니다.

“안 되는 거 알잖아요.”

그럼 무엇이 되는지 찾아보려고 하니 사실 매우 설렙니다. 이게 맞는 선택인지 지금은 모르겠지만, 지나야만 알 수 있는 것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나서라도 알려면 일단 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모두, 천천히, 안녕!

 

 

창작그룹 <비기자> 해단식 "안 되는 거 알잖아요"

- 일시 : 2021년 1월 언젠가

- 진행방식 : 생각 중

 

 

*홈페이지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해단식까지 더 많은 기록, 자료, 생각들을 업로드해서 공유하겠습니다.

 

*그림 : Alpha.lee

*손글씨 : 고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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