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부터 준비해온 창작그룹 비기자의 해단식을 영상과 책자로 진행합니다.
안녕하세요
창작그룹 비기자입니다.
지금부터 해단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비기자는 그동안 ‘각기 다른 생각들이 꾸준하게 비길 수 있는 현장을 인문학적 문화예술 활동으로 만든다’고 활동의 의미를 소개해왔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비긴다는 것의 의미는 훨씬 다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여기에는 서로 다른 무언가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도 포함됩니다. 한쪽이 빠르게 가려고 할 때, 한쪽이 느린 속도를 고수해서 앞으로 거의 나아가지 못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그런 팽팽함의 연속 같습니다. 잘 보이는 것, 명확한 것, 효율적인 것, 관습적인 것, 익숙한 것, 쉬운 것, 그것의 반대편에는 또 다른 것들이 존재합니다. 그것이 예술일 필요는 없습니다. 단지 무언가가 있고 그로 인한 팽팽함이 이 세계의 균형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부조리하고 불평등하고 불규칙한 것들이 넘쳐나지만, 바로 그런 현실도 지탱하는 균형.
그 팽팽함 속에서 비기자의 위치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무엇이 될지 모를 것들을 해보는 것에 집중했던 시간들이, 무엇을 ‘되게’ 하는 과정에 적절히 쓰이는 경험도 자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럴수록 비기자는 더 명확하고 적당한 것들을 선택하고 보여줘야 했습니다. 그것이 단체의 운영을 위한 현실적인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비기자라는 이름을 정리하는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제 좀 멀리 도망가 보려고 합니다. 분명한 이유와 목표를 가지고 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람이 그렇게만 살 수는 없기에 낯선 곳으로 자리를 옮겨보려고 합니다. 살짝 빗겨 나와 보니 부지런히 도망가며 살아가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것도 팽팽함의 어디쯤에서 작동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창작그룹 비기자의 활동에 그동안 함께 해주신 많은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응원해 주신 더 많은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작은 단체의 이름은 사라지지만 사실 ‘비기자’는 우리에게 ‘이기자’보다 덜 익숙한 구호일 뿐 누구나 언제든 외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이름으로 오래오래 건강하게 만나요.
이제, 모두,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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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전에 책을 신청해주신 분들께는 2월 초에 배송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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