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로아트가 운영하는 대야미스튜디오에서 모두를 위한 문화예술공간 ‘큰배미곳아트센터’ 모델링 워크숍을 진행했습니다. 대야미스튜디오에서 작업하고 있는 창작자들과 각자가 상상하는 아트센터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공간을 모형으로 만들어보았습니다. 본 워크숍은 진행과정과 결과물을 구체적으로 정해두지 않고 대화의 흐름, 참여 범위에 따라 운영되었습니다. 오히려 그 과정을 기록자가 꾸준히 기록하였는데 첫번째 시간의 기록을 공유합니다. 첫 날의 대화가 이후 일곱 번의 만남에서 어떤 시간, 공간, 상상으로 이어졌을지는 사진기록을 통해 그려볼 수 있습니다.

 

 

총괄. 이지혜
진행. Alpha.lee, 조영환
사진. 양승욱
기록. 고륜호
자문. 김성화(건축사사무소 연화)
지원. 이설희
협력. 창작그룹 비기자

 

 

 

7월 1일 / 타임라인 만들기

 

 

"각자 몇 장의 카드를 나눠드릴 거예요. 카드에다가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여기, 로아트에 오기까지 어떤 것을 했는지 알려주세요. 아무거나 쓰셔도 돼요. 맘에 드는 펜으로 적어 보세요."

 

"저는 이렇게 썼어요. 어제 있었던 일이긴 한데 매일 이렇게 반복돼요. 제 패턴이에요.

오기 전에 게임을 했어요. 컴퓨터 게임이요. 그림 그리러 오기 전에 게임하고 왔어요."

 

"게임 말고는 뭘 했어요? 게임 밖에 안 했어요?"

 

"점심 먹었어요. 점심.(점심을 먹었다는 내용을 계속 적는다.)

 

"밥 먹고 나서 휴식을 취하고 게임을 해요. 게임. 쉬는 시간에 게임을 해요."

 

“봄이 씨는 뭘 이렇게 많이 했어요? 엄청 많이 썼는데?”

 

"저는 공부를 하고 싶었어요. 노래도 하고 싶었어요. 어린이 노래. 제목은 … <어린이 노래>. 집에서 잘 놀고 있었어요. 재미있었어요. 병원에도 가요."

 

“노래는 집에서 부르는 거예요?”

 

"집에서 노래를 해요. 노래를 부르고 싶어서 노래를 불러요. 두 팔 벌려 하늘 높이 …. 잠을 잡니다. 마무리입니다."

 

 

 

 

“제가 카드를 하나 뽑았어요. 읽어볼 게요. 강아지의 쉬를 발견했다. 휴지로 닦았다. 이 카드의 내용이 기준이 되는 거예요. 다음 카드는 ‘조동광 님을 발견했다.’ 그럼 강아지에 관련된 게 먼저일까요 조동광 님을 발견했다는 게 먼저일까요?”

 

"저는 강아지 쉬를 치운 게 먼저인 것 같아요. 청소를 해놓고 사람을 만나는 게 좋잖아요."

 

“다음 카드는 ‘이창하가 일어났다.’ 이 카드의 내용은 앞에 뽑은 카드랑 비교했을 때 뭐가 먼저일까요?”

 

"이창하가 일어났다가 먼저에요. 잠을 잤잖아요. 나머지는 잠을 깨고 난 이후의 일이에요."

 

“이창하는 누군지 알아요? 이창하는 제 아들이에요. 그러면 쉬를 발견한 거랑 조동광 님을 발견한 거랑 비교했을 때 어디에 있을까요?”

 

"사이에 있어요. 그 둘 사이에."

 

“정답은 일어나고 쉬를 발견하고 조동광 님을 발견한 거예요. 다음 내용은 ‘김성한 님 발견.’ 김성한은 누구일까요? 저분이에요. 그럼 이 내용은 아까 뽑은 카드랑 봤을 때 어디일까요?”

 

"조동광 님 만나기 전, 이창하가 일어난 후에요. 틀렸어요?"

 

"김성한 님을 발견한 건 조동광 님을 발견한 후에요."

 

“정답이에요. 저는 오늘 여기 오기 전까지 이런 순서였어요. 멍멍이 산책도 시켰어요.”

 

"이창하가 일어난 건 언제에요?"

 

“멍멍이 산책을 시키고 난 후에 이창하가 일어났어요. 다음 카드는 ‘비행기가 날아갔다.’ 이건 언제일까요?”

 

"강아지 쉬를 발견하기 전일 것 같아요. 눈을 뜬 이유가 비행기 때문이라서 그래요."

 

“맞아요. 다음 카드는 ‘화장실에 갔다.’ 이건 언제일까요?”

 

"일어난 다음에요. 강아지 쉬를 발견하고 갔어요."

 

"이창하가 일어난 뒤에 화장실에 갔어요. 확실해요."

 

“다음 카드는 ‘고륜호 님을 발견했다.’ 이건 언제일까요?”

 

"비행기가 날아가기 전이요!"

 

"강아지 쉬를 발견하고 난 다음에요!"

 

“'영양제를 챙겨 먹었다.’는 언제일까요?”

 

"눈을 뜨고 나서. 비행기가 날아가기 전에요. 그 전에 영양제를 먹었어요."

 

“아니에요. 저는 비행기가 날아가는 소리 때문에 일어났어요. 자, 마지막. 이창하 밥은 언제 차려줬을까요?”

 

"눈을 뜨자마자!"

 

"저는 잘 모르겠어요."

 

“괜찮아요. 아무렇게나 말해도 돼요. 제가 정리해줄게요. 비행기 소리에 일어나서 쉬를 발견하고 영양제를 먹고 화장실을 갔다가 멍멍이 산책을 하고 나서 고륜호를 발견하고 이창하 밥을 차려줬어요. 이렇게 맞춰나가는 게임이에요.

 이제 봄이 씨 카드를 한번 볼게요. ‘나는 공부를 하고 싶어서 재미있어요.’ 이 카드가 기준이 되는 거예요. ‘보리밥을 먹어요. <구슬비> 노래를 불러요.’ 이 내용은 공부를 하고 싶다는 거 이전일까요 이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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